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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내 Dec 23. 2021

한달살기 열풍이 불기전, 치앙마이 생활을 시작했다!

태국 치앙마이 생활 프롤로그

2013년 말, 나는 나의 세 번째 월드라이프를 재개했다. 나의 세 번째 월드라이프를 함께하게 된 곳은 바로 태국의 치앙마이, 지금은 한달살기 열풍으로 한국인들 누구나가 다들 아는 그런 곳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태국의 작은 도시 중 한 곳이었다. 태국 하면 방콕이 가장 인기가 많았던 터라 치앙마이라고 하면 어디냐고 묻는 사람이 더 많았던 그런 시절, 사실 나도 치앙마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으나 나는 언제나 그랬듯 선행동 후조치를 취했다. 일단 가보자! 뭐 사는 건 천천히 알아보는 걸로.. 뭐 늘 그래왔으니..?


호주 다녀오고 난 후, 제주도 여행! 언제나 싸돌아다니길 참 좋아했지 나..


호주를 다녀오고 1년 정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대학을 졸업한 상태였지만 한국에서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나에게 한국에 있는 시간은 해외를 다시 나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한참 충전을 너무 오래 했나 싶은 그 즈음에 나는 엄마의 지인을 통해서 치앙마이에 있는 여자 사장님 한 분을 알게 되었다. 태국의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셨는데 여행사에서 함께 일할 인력을 찾고 있다고 하셨다. 그리곤 겨울 시즌이 바쁘다 하여 함께 단기로 일해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하셨다. 스물다섯 살, 참 어렸던 그 나이였지만 나는 그 시절 참 당돌하고 용감했다. 그 제안을 듣자마자 바로 가겠다고  덥썩 치앙마이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받았으니.. 


치앙마이로 떠나던 날, 비행기에서 읽었던 가이드북! 공항에서도 블로그를 했었다니..!

사실 처음에 치앙마이에 가기로 한건 그냥 한번 가보지 뭐? 하는 마음이 컸다. 사실 그 힘든 호주의 사막살이도 해냈는데 뭐 어디든 못 가겠어? 하는 마음이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들어보지 못했던 잘 모르는 곳이었지만 그 도시에 대해서 크게 두려움이 없었던 건 고된 호주살이 덕분이었을까? 사막보다 힘든 곳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컸던 지라 태국이라는 나라에 큰 두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동남아를 많이 가보지 않았던 터라 동남아에 대한 갈망이 많았다. 처음 동남아 여행을 갔던 게 2년 전 캄보디아 여행이었지 아마? 그때 먹었던 육즙 좔좔 나오는 망고와 상큼한 망고스틴 매일 아침마다 잔뜩 먹을 수 있는 거야?라는 생각만 가득하고 있었으니.. 이번엔 놀러 가는 게 아니야 소내야!! 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지만 머릿속엔 망고만 잔뜩 먹을 생각에 신이 한가득 나있었던 나는 이 들뜬 마음은 도무지 컨트롤 할수없었다. 그렇게 나는 달달한 열대과일이 둥둥 떠다니는 머릿속을 헤집으며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태국의 치앙마이로 떠나게 되었다. 


초록초록뷰가 참 이뻤던 치앙마이!


치앙마이로 떠나던 날, 공항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아들고 출국장에 앉아서 커피를 쪽쪽 빨면서 일기장에 나의 세 번째 여행을 기록했다. 인어공주의 Part of your world를 들으며-


Wandering free
Wish I could be
part of that world

- 인어공주 ost Part of your world 中-

나에게는 주제곡 같을 정도로 좋아하는 노래였다. 바다 위 세상을 궁금해하던 인어공주의 마음이 꼭 나 같았거든- 한국 밖 세상이 무척이나 궁금했던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그 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즐겼다. 그 노래를 들으며 한참 사색에 빠지고 있던 즈음 핸드폰으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손님 얼른 탑승하셔야 합니다! 어디 계세요?" 항공사 직원이었다. 오마이갓! 비행기로 들어가는 줄이 늘어서길 기다리고 있었던 나는 그제서야 내가 다른 게이트에서 탑승게이트만을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게이트 넘버로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치앙마이 안녕- 앞으로 잘해보자!

땀을 뻘뻘 흘리며 탑승한 비행기, 승무원 언니 오빠들에게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를 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따갑게 쳐다보는 것처럼 느껴졌다.(느껴진게 아니라 사실일 거다..) 나의 늦음으로 살짝 늦게 출발하게 된 비행기, 내가 왕년에 이런 진상 손님이었다는 건 아무도 모를 테지..? 그 뒤로 나는 공항에서 사색은 자제하는 걸로 정했다. 그래 사색은 비행기에서 때리는 게 제맛이지! 그렇게 비행기가 푸쉬백이 되고 하늘 위로 붕 뜨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다시 한번 나의 주제곡을 들었다. 뭉게뭉게 떠다니는 구름을 비행기 안에서 보면서 나는 새로운 세상을 또다시 꿈꾸며 사색에 빠져들었다. 나의 월드라이프 세 번째를 장식해 줄 태국의 치앙마이, 그곳에서는 어떤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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