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커피 한 잔의 온도[31화]

31화. 아버지의 전화 & 강화도에서

by 선비천사

31화. 아버지의 전화 & 강화도에서


다음 날. 핸드폰이 울렸다. 아버지였다. 잠시 망설이다 받았다.

“여보세요.” “선호야.”

아버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딱딱하지 않았다.

“뭐 하고 있어.” “……그냥 있어요.” “밥은 먹었나.” “네.”

거짓말이었다. 어제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집에 와라.” “……네?” “강화도. 집에 와라.”

선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네 여자친구한테 연락받았다.” “……” “걱정된다고. 선호가 연락을 안 받는다고.”

해주가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선호는 가슴이 아팠다.

“아버지, 저……” “됐다. 말 안 해도 된다. 일단 와라.”

전화가 끊겼다. 선호는 핸드폰을 한참 바라봤다.


* * *


다음 날, 선호는 버스를 탔다.

서울에서 강화도까지 두 시간. 창밖으로 풍경이 바뀌어갔다. 빌딩이 사라지고, 논밭이 나타나고, 바다 냄새가 났다.

터미널에 내리니 아버지가 서 있었다. 1년 만에 보는 아버지. 더 늙어 보였다. 허리도 조금 굽은 것 같았다.

“왔나.” “네.” “밥 먹었나.” “아니요.” “가자. 집에서 밥 해놨다.”

선호는 아버지를 따라 걸었다.


* * *


집은 예전 그대로였다. 낡은 대문, 작은 마당, 어머니가 심었던 매화나무.

“들어가.”

아버지가 문을 열었다. 식탁에 밥이 차려져 있었다. 된장찌개, 계란말이, 김치, 멸치볶음.

“앉아.”

선호는 앉았다. 아버지가 밥을 푸고 숟가락을 건넸다.

“먹어.”

선호는 밥을 떴다. 입에 넣었다. 씹었다. 삼켰다. 눈물이 났다.

“왜 우나.” “몰라요.”

선호는 밥을 먹으며 울었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지켜봤다.



*32화 이어서 보기

캔커피 한 잔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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