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하지만 늘 제일 먼저 잊는
작년 10월부터,
거의 매일 아침 강아지 덕분에 뒷산을 3-4km 오른다. 요즘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공기가 좋았던 날은 한겨울 제외하곤 한 손가락으로 밖에 셀 수 없었다. 맑은 날에 하늘빛을 감상하고 공기 내음을 맡으며 이 당연한 것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온 정신이 깨달았다.
그리고 그저께,
평소 워낙 건강한 내가
오한이 들며 온몸이 쑤시고 열이 펄펄 끓으며
목에 돌덩이 하나 들어있는 듯 무거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워 있었다. 너무 아프니 아이들 저녁을 챙기기도 어려워 피자를 시키고 늘어져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자 또 그 생각이 들었다.
와~ 큰 병을 앓거나 몸이 아픈 노인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까? 건강을 잃으면 내 자식 밥 차리는 것도 이렇게 힘들고 아이들 봐주기는커녕 내 몸 하나 감당이 안될 텐데... 그동안 몸이 건강해 얼마나 에너지 넘치게 내 취미와 아이들에 집중할 수 있었는지를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득,
공기와 건강처럼 내 남편도 그런 존재가 아닌가에 생각이 멈추었다. 늘 곁에 있어서 내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다 쏟아내고 기분 안 좋거나 짜증 나면 쉽게 화풀이하고 육아나 취미나 친구들에게 최선을 다하면서도 정작 남편에게는 무심하지 않았나 싶다.
늘 가장 가까이 곁에 있어
평생 그렇게 있어 줄 것 같은...
하지만 나이순대로 죽음을 맞이한다면
우리 남편이 내게 있어 줄 시간은 그리 길지만은 않을 텐데...
꼭 그렇지 않아도,
건강이나 공기가 없다면? 그것은 죽음인데
남편이 없다면? 진정한 사랑이 없는 삶인데
인간이 무지해 눈앞에 안일함과 이익만 보고
정작 잃으면 다 잃어버리는 가장 중요한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며 사는구나.
늘 내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없으면, 잃으면 정말로 다 잃어버리고
후회하지 않도록
숨 쉬는 공기에 감사하고
에너지 원천이 되어 일상을 잘 꾸려나가게 하는 건강에 감사하고 그 일상에 건강이 보태져 평화와 집중할 수 있는 행복이 됨을 깨닫고
늘 가장 가까이서 나를 지지해주고 지켜주는
아빠, 오빠, 친구인 내 남편에 너무 감사하다.
이렇게 중요한 셋과 자식이 있는데
무엇을 불만으로 삼으랴, 무엇을 더 갈망하고
무엇을 더 욕심내랴?
매일이 축복인 내 삶에 늘 감사하며 만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