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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Sep 02. 2024

99. 성전이 되기까지 우린 죄에 눈이 멀어있다

요즘 이혼 숙려 캠프라는 리얼리티 쇼를 보고 있다.

아이들 앞에서 심한 막말과 몸싸움, 괴성과 괴물 같은 눈빛으로 서로를 잡아먹으려 하는 모습과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로 칼싸움을 하는 것 같은 부부의 모습을 보며 적지 않게 놀랬다.

어떻게 저런 여자가 엄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정서가 저 가정에서 과연 얼마나 정상으로 자랄 수 있을까? 정말 미친 여자 같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 여자를 욕하면서 그 프로그램을 봤다.

그런데 갑자기 뒤통수를 뻥 맞은 것 같았다.

친구들과 그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는 도중, 우리 모두에게 그런 모습이 있다며, 너도  얼마 전에 그러지 않았었냐고 나를 지목하며 한 친구가 농담했다.

그런데 그 말이 너무 인정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아들 친구가 놀러 왔는데도 화가 나 흥분해서 소리 지른 사건이 있었다. 나는 스스로가 ‘지랄병’이 걸린 여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남편에게 화를 냈었다. 아이들은 친구에게 그 모습을 보여줘 부끄럽다고 말했고 딸아이는 아빠 엄마가 꼭 곧 이혼할 것 같은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슬픈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그 정도로 소리 지르며 말하지 않았는데 소리가 조금 들렸나 보다, 애들이 내가 하는 육두문자는 듣지 못했겠지, 그날 남편이 나를 열받게 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나의 행동을 합리화했었다.


자기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며 ‘자기가 아닌 것 같다. 저 정도인 줄 몰랐다.’라고 말했던 이혼 숙려캠프의 여자를 보며 나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어떻게 자기가 행동하고 말하는데 그것을 인지를 하지 못할 수 있나? 그 여자의 변명이고 합리화며 그녀의 거짓말이라 생각했었는데,

나도 스스로 합리화 한 그날의 행동을 영상으로 찍어두었다면,  이 여자와 내가 같은 모습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그 말에 동의했고 인정이 되었기 때문에 진짜 가슴이 철렁했다.

욕했던 그 여자의 모습이 적나라한 내 모습이었다.

아니, 그 여자가 나였다.

‘자식이 있는 앞에서 어떻게 저렇게 아이들이 불안하게 행동하나?  남편을 함부로 대하는 미친 여자다.’ 했던 그 모습이 내가 우리 남편에게 했던 모습이었고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앞에서 해왔던 모습이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다. 하는 것은 순전히 내 착각이고 내 거짓말이었다.

다시 가슴이 철렁했다.

범죄자를 거칠게 욕했고, 그룹을 지어 다른 사람을 험담하며 나는 착한 사람이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나는 그보다 나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 나쁜 인간과 내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나 내 자신을 모르고 다른 사람들에게만 높은 기준으로 나만의 잣대를 대 이리저리 잘라대며 정죄하고 가르치려 했었나 생각하니 부끄럽고 죄책감이 들었다.

최근 내가 우는데 꼭 예수님이 내가 미워하던 친구를 가엽게 여기시며 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같은 이상한 경험을 했다.  울던 내 마음이 그 친구에게 완전한 이해와 사랑으로 변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 친구를 위한 주님의 눈물’이 아니라 ‘나를 보시며 흘리신 눈물’이었다.


나에게 못되게 굴었던 그 친구를 지으신 이도, 아이들 앞에서 소리 지르고 남편을 무시하며 폭력적으로 굴던 나를 지으신 이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사람도 범죄자를 지으신 이도 주님이시다.

사랑하는 자녀가 주님 없이 사는 모습에, 즉 사랑 없이 사는 모습에 주님이 가여워 우셨던 것이다.

사랑 없는 나를 위해 우셨고 나는 그것을 본 것이다.

예수님이 그 친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 눈물로 깨달았다 생각했는데, 그 눈물은 ‘사랑’없이 사는 내가 가여워 흘리신 나를 위한 눈물이었다니...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주여, 주여’ 하고 외쳤지만 단 한 번도 내 마음 중심에 모셔드리지 못했는데 어제 겨우 처음으로 주님이 내 중심에 계신 것을 보았다.

완전히 내 마음에 들어오셨기에, 나는 울었고 친구를 진정 사랑하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진짜 예수님의 임재를 느낀 것이었다.

내게 대단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사랑이 내 마음에 이제야 온전히 들어왔다.

이제야 온전히 예수님이 내 마음에 들어오셨다.

어렴풋이 진단받았던 내 많은 문제들을 이제는 본격적으로 주님이 회복하시게 되겠구나. 기대가 된다.

내 마음의 단단한 교만의 성을 허물고 드디어 주님의 성전이 다 지어져 이제야 내 마음에 주님을 완전히 모실 수 있게 되었다. 주님이 계시는 내 마음이 ‘사랑’으로 부드러워졌다.

[에스겔 11:19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성령님이 내 안에 계실 때, 우리의 마음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성령님은 우리의 돌 같은 굳은 마음을 제거하시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십니다.]


이제는 주님과 동행하며 실시간 소통하며 매 순간 주님과 대화하며 살 수 있게 되었다.

주님이 내 마음에 온전히 임재하셨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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