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장 7절, 선악과를 먹자마자 눈이 밝아지고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그 후, 둘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낯을 피하여 숨고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던 나무를 먹었느냐고 묻자, 아담은 여자를 비난, 여자는 뱀을 비난하고 '니 탓이 요' 한다.
'죄'가 들어오자 하나님을 피하고 서로에게 비난을 돌린다.
죄를 통해 그들에게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벗은 몸이다.
죄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고 바라보던 시선에서 자기가 벌거벗은 몸이 수치스럽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의 발가벗은 몸도 수치스럽다고 여긴다.
사람들은 자신의 발가벗은 몸을 가리기 위해 하나님을 피해 숨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발가벗은 몸을 감추기 위해 자기 합리화를 하고 어린 시절 트라우마나 여러 가지 이유를 가져온다. 물론 영향은 있다. 하지만 자기 몸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의 수치를 들춰내며 다른 사람을 탓하고 자기는 연민에 빠져 스스로를 두둔하는 모습은 위험하다.
하지만 인간은 너무 쉽게 다른 사람의 수치를 이용해 내 수치를 가리는 방법을 쓴다. 또, 내 수치를 가리기 위해 다른 사람을 가스라이팅까지 하며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다른 사람의 수치만을 문제로 삼고 자기의 수치는 항상 합당한 이유로 둘러댄다.
이것이 죄의 민낯이다.
인간관계는 서로의 발가벗은 몸, 수치를 가리기 위한 싸움이다. 내 수치는 다른 것으로 감추고 가리고 다른 사람의 발가벗은 수치는 너무 쉽게 드러내고 상대방의 수치를 덮어주려 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는 우월을 느끼고자 함이라 우리가 남의 험담이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발가벗은 몸이 아니라 상대에게, 다른 사람의 발가벗은 몸으로 시선을 돌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죄란,
우리가 향한 시선을 주님으로부터 빼앗고 나와 상대를 바라보고 연약한 존재로 알고 서로가 솔직하게 바라보며 아름다워하며 사랑해 주고 춥고 힘들 때 안아주면 감싸주기보다는 벌거벗은 내 몸은 수치당하지 않기 위해 상대방의 벌거벗은 몸으로 시선을 유도하고 다른 사람의 수치를 들춰내며 내 수치를 가리기 급급한 것, 이렇게 내 수치를 가리기 위해 왜곡하고 거짓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