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엄마손은 약손

by Momanf

아들이 배가 아파서 학교에서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에 잘 먹고 잘 아프지 않은 아들이 복통을 호소하며 약을 먹어도 쉽게 나아지지 않았고 저녁도 먹지 않았다.

아이는 샤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 두 번이나 샤워하고 나는 이 약 저 약을 써도 듣지 않아 무엇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막연히 샤워한 아들의 배를 정성 들여 30분 문질렀다.

내 무릎에 눕히고 아이를 바라보자 아기 때, 젖병 물리며 아들 눈을 바라보던 때가 생각났다.

그런 생각이 들자 더 정성 들여 문지르며 주문처럼 속삭였다.

"엄마손은 약손이다. 우리 아들 배 빨리 나아라."

그렇게 20분쯤 문지르자 아들이 종알거리기 시작했다.

내 눈을 올려다보며, 엄마가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너무 좋은 듯 신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내 팔을 쓰다듬었다.

나도 그 이야기들을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어주며 집중하며 배를 문질렀다.

바쁘다는 핑계로, 좀 컸다고 이렇게 바라봐준 일이 참 까마득한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반성이 밀려오고, 우리 아들이 아직 어린것에 감사하며 이 시간을 놓치지 않아야지 다짐하며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그러자 곧 아들이 배가 안 아프다며 일어나 그제야 배고프다 했고 만들어준 죽을 주었다.

아이는 배가 많이 나아졌다면서 나를 안고 나에게 사랑한다고 하며 내일 점심을 차려주겠다고 엄마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그날 밤 내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밤새도록 곤히 자고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났다.

아들을 통해 크게 깨달은 사실이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크는 것을 놓치고 살았다는, 아이들은 이렇게 엄마의 정성 어린 집중이 필요했음을.

우리 아이들은 여러 가지 좋은 약보다 엄마가 그들의 아픔에 귀 기울여 주고 정성으로 아이들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 중요했다.


그 챙겨주는 엄마의 손길에 풀 죽은 꽃이 다시 살아나듯 아이가 살아났다.

엄마의 손을 이미 약손으로 만들어주신 하나님의 섭리를 보았다.

내가 사람을 살린 베드로 같았고 바울 사도같이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엄마가 차려준 집밥을 먹고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힘들고 아프고 외로울 때, 그 밥으로 위안을 얻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기도 한다.


엄마의 손길, 그 손길로 만든 집 밥은 정말 아이를 살리는 '약손'이었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

엄마의 정성과 사랑은 병든 아이, 죽은 아이도 살려내는 힘이 있음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