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외롭다.
그곳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분한 사람을 받았지만, 그 한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해 외로웠다. 슬픔을 가리기 위한 화장이 진해졌고 사소한 일에도 화를 냈으며 날 걱정하는 이들에게 뾰족한 말들을 쏟아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한국에서 가장 먼 곳으로 가서 처절히 혼자이고 싶었다.
김수영 '당신의 사랑은 무엇입니까'
오늘 주문한 책이 도착하자마자 펴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꽤 공감 가는 구절이 많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도 단 한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해 외로웠다는 구절을
읽으며 참 많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애를 해서, 내가 더 외로워지고
슬픔을 가리기 위해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니게 되고
사소한 일에도 뾰족하게 화를 내게 된다면
그 연애는 끝내는 게 맞다.
물론, 나도 알면서 끝내지 못한 적이 있지만.
그런 명백한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놓지 못한 적이 분명 있지만.
그런 연애에 몸과 마음을 담그는 것 만큼 나를 헛되게 소모하는 일도 없다.
그리하여
너무 지치고 너무 소모된 채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내가 꿈에도 그리던 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겠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