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작이 당신의 끝일 때

당신은 나를 놓쳤어요

by Sundaymorning
보고 싶어도 참는 것
손 내밀고 싶어도
그저 손으로 손가락들을 만지작이고 있는 것
그런 게 바위도 되고
바위 밑의 꽃도 되고 난도 되고 하는 걸까?

장석남 '새로 생긴 저녁' 중에서

너무 좋아서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고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고 가만히 바라보며 애타 하는 마음들.

그런 게 왜 바보 같기만 하겠어.

그런 애틋한 마음들이 익으면 얼마나 아름다운데.

그렇지만 우린 그저 100년도 못 사는 미미한 인간들일뿐이어서

그렇게 기다리고 참고 바라만 보는 시간들도 너무 아까워서 그래요.

인생 짧잖아.

보고 싶음 봐요.

서로 좋아하면 괜히 이리저리 재고 자존심 싸움하지 말고 맘껏 좋아해버려.


보고 싶어도 이래서 저래서

볼 수 없는 사람과의 연을 끊었다.

미적지근한 건 버리라고 배웠다.

그는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날 위한 시간을 내지 않았다.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내가 떠나지 않을 정도의

간헐적인 연락으로만 나를 붙들어 두었다.

그만 하자고 했을 때

나에게 참 쉽다고 말하는 그에게

묻고 싶었다.


당신은 뭐가 그리 어려웠냐고.


당신 일상의 질서를 조금 흐트러뜨리는 게

당신 복잡한 머릿속에 내 생각 조금 더하는 게

당신이 조금 미친 사람 같아져서 주위의 비웃음을 사는 게

당신이 그렇게 손에서 못 놓고 있는 그 일처럼

나도 그때가 아니면 다시는 안 오는 사람이었는데.

당신은 그렇게 하면 나를 놓치는 거였고

나를 놓친 게 당신 인생의 가장 큰 불행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당신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까진 물론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친절할 건 없잖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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