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6개월도 못 살 것 같았는데
그냥 저냥 버티며 살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사실 이렇게까지 일본에 있을 생각이 없었는데
커리어 + 코로나가 겹쳐져서
5년이라는 시간을 일본 도쿄에서 살고있다.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
엄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외로움도 엄청 많이 타는 성격이라서
진짜 일본에서 오래 못 살 것 이고
워킹홀리데이 정도만 즐기고 한 6개월 살다 한국 가겠거니 했었는데,
워홀러로서 1년을 만끽하면서 즐기고
워홀에서의 1년이 짧다 느껴져서
일본의 IT 회사의 이직을 했다.
그냥 저냥 적응 잘해서 무난하게 회사 다니고 있었고
그 와중에 뜨거운 연애를 하고 헤어져도 보고
이제는 외국계 IT 회사로의 이직을 앞두고 있다.
이러다가 영주권도 받을 수 있겠는데 싶다.
일단 일본에 거주하면서
한국에서 거주할 때는 없었던
구체적인 커리어 플랜이 생겨버렸고,
이걸 내가 꼭 해내야 한다는 목표가 생겼다.
구남친 덕분에 보류해두고 접어두었던
커리어 플랜을 다시 세우며 나아가게 되었다.
2~3년 새로운 회사에서 기술을 배우고 실력을 키워서
다음 회사는 더 큰 대기업으로 이직을 꼭 할 것 이라서
그러면 그냥 저냥 또 5년이 흘러 영주권을 받겠는데 싶다.
큰 이벤트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말이다.
일본에서가 내 생각에는 이직을 할 때 연봉 올리리가 더 쉽고
이름있는 기업에 들어가기 더 쉬운 것 같다.
한국이라면 꿈도 못 꿀 기업에 문을 두들겨 볼 수 있고
실무자들과 면접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역시 일본에서 더 생활을 하며 내 커리어를 키워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실제로 이직 준비를 하면서 이름 있는 글로벌 기업들 최종면접까지 보고 그랬다.
역시 내 몸 값 올리고, 커리어를 키워야
연애를 하다 헤어지거나 내 일상생활이 뒤틀리는 일이 생겨도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고 쿨해지고
가족과 문제가 생겼을때도 버틸 힘이 된다는 것을 나는 배워버렸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지만 2021년 다사다난했기에 알게되어버렸다ㅋㅋㅋㅋㅋ)
일본에서의 생활이 나는 잘 맞는다.
누구나 말하는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이 느낌이 나는 좋다.
한국에서 힘든 일이 많았고,
끊임없는 "외모 지적" 등은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서
다이어트 약을 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만큼 나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서 사는 선택지는
당장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한국 사람들과 한국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나에게는 아직 무서운 일이고 겁이 난다.
한 번 깊게 생긴 상처가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러도
여전히 상처로 남아있다.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일본에서 혐한이나,
외국인 차별을 크게 당하지 않았고,
코로나 시국에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더욱 줄어들게 되었고
어느정도 만족하면서 지금 일본에서 살고있다.
연봉은 만족하지 못해서 절약하며 돈돈돈 거리면서 살고 있지만...
뭐 가끔 일본은 왜이러나? 하면서 답답할 때가 많지만
그거에 또 익숙해져서 걍 욕 한번 하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 버린다.
평화주의자에 걍 무던하게 지나가고 성격이 단순해서
이게 일본 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주변에 좋은 분들도 많아서 좋은 분들 덕분에 버티고 있는 것도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니까 분명 좋은 사람들이 내 주위에 모이는 것이고
내가 좋은 사람이니까 어딜가서도 이렇게 큰 문제 없이 잘 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믿으려고 노력 중이다!
나는 운이 좋았던 것인지
미디어에서 떠드는 것 처럼 혐한은 겪은 적 없고
그냥 내가 봤을 때는 일본인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이게 바로 일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관심이 좋다.
지나친 관심보다 무관심이 좋고,
비록 혼네, 타테마에라고 할지라고
그 타테마에가 나를 상처주지 않으니까 나는 그걸로 괜찮다.
대놓고 직접적으로 상처주는 말에
아직도 상처 받아서
나는 그냥 대놓고 상처 안주고
돌려 말하기가 일상인 이 생활이 잘 맞는 것 같다.
해외에 거주하면서의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다.
비록 외로운 순간이 있지만,
주변 지인들이 있으니 버틸 수 있고
힘든 일도 사람이다 보니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 점점 단단해지고 있어서
나는 괜찮은 것 같다.
외로움이 없는 것은 아니고 익숙해져있고,
다른 방법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일본에서의 5년,
진짜 5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감회가 새롭다.
근데 이게 직장인이라서 5년이 호다닥 지나간 것 같다
평일에 일하고 그래야하니까 돌이켜보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그러면서 최근 2년은 연애도 했었고 코로나도 있어서
그냥 순삭이었던 것 같다.
5년이면 일본 생활에 완벽할 것 같겠지만
여전히 실수도 하고
못 읽는 한자는 엄청 많고
잘 모르는 것들 투성이다,
그런거보면 5년은 긴 것도 아니고 짧은 것도 아닌 것 같다.
완벽한 일본에서의 생활을 바라는 것은 아니고
그저 지금처럼 쭉 평화롭고 무난무난하게 존버하며
일본에서 더 살아가고싶다.
2022년 시작된지 얼마 안되었지만,
새로운 회사에서 적응 잘 하며, 많이 배우고
연애도 새로 하고 하면 또 호다닥 지나갈 것 같다.
30대가 이럴 줄 몰랐다.
생각하던대로 안되는게 인생이라지만
정말 다이나믹하고 신기하다.
도쿄는 봄 날씨가 되어가고 있다,
슬슬 벚꽃이 고개를 내밀고
벚꽃 엔딩 노래가 어울리는 계절이 찾아온다.
도쿄에서 보내는 5번째 봄,
지금 내 옆에는 비록 파트너라는 존재도 없고,
여전히 혼자이지만
타국에서 혼자 일하는 나 좀 멋지다고 생각하며
내 자존감 내가 챙기며 또 그렇게 봄을 즐겨야겠다.
누군가 좋은 인연으로 또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봄의 소식이 들려오는 3월은 퇴사 준비와
퇴사 후 유급휴가로 3주간의 방학이 생겨서
한가한듯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바쁘다.
이 바쁨과 방학을 알차게 즐기면서 보내야겠다.
5주년, 퇴사를 하는 달에 맞이하게 된
나의 소중한 기념일
일본 온 5주년!
지난 5년간 혼자서 열심히 잘 싸우고 잘 버텼다.
앞으로의 5년은 사실 잘 모르겠지만,
또 6개월, 1년 그렇게
행복하게 많이 웃으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무사히 퇴사 잘 하고,
새로운 회사에서 잘 적응하고싶다.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면 좋겠고,
내가 선택한 길은 분명 꽃 길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