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회복 이야기

무뎌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by 박나윤

삶이 편안할 때 우리는 쉽게 무뎌진다.


건강도, 안전한 환경도, 먹고사는 일도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시련 속에서

그 고통이 얼마나 버거운지,

감당하기 힘들다고

이 고통에서 건져달라 기도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고통을 견디는 시간 속에서

내공이 쌓여간다.


인생의 내공은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시간의 밀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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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빠의 대학병원 진료가 있어

한 달여 만에 아빠를 뵈었다.

요양원에서의 규칙적인 생활 덕분인지

아빠는 생애 어느 때보다 건강해 보이셨다.

눈빛에도 힘이 느껴졌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내가 아빠의 입맛을 많이 닮았다는 걸 알았다.

빵도, 밥도, 커피도

사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아빠는

내가 중학교 때부터 아프셨고

그로 인해 소란스러웠던 시간들 속에서도


내 삶은

무뎌지지도,

무너지지도 않았음을 고백한다.


오늘 길가에 핀 라일락 향기처럼

내 삶의 향기도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어지기를.


오늘 하루도

감각적으로,

능동적으로 살아가게 하심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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