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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 이야기

by Sunfromkr
126403793.2.jpg 부업자 수 증가 추이 (2020-2024)


2018년, 'N잡러'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N잡은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문화처럼 자리잡고 있다. 2024년 기준 676,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부업을 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이니 그 규모가 작지 않다. 사실 나도 그들 중 하나이다.


그럼 우리가 부업을 하는 이유는 무얼까?

생활비, 노후 대비 등 경제적인 이유 (61.9%)
창업·이직 준비, 본업 역량 강화 등의 이유 (36.4%)

- 신한은행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

우리는 부업을 하는 이유를 바로 돈으로 연결하기 쉽지만, 역량강화&자아실현을 이유로 하는 경우도 은근히 많다. 나도 성장과 함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형태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첫 겹업이었다. COKOA라는 한국어 선생님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했는데,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과 한국어 교육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겪는 고충들을 서로 나누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풀어가고자 하는 취지로 모여 1년 넘게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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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고 작지만 소중한 수익도 창출하는 등의 쾌거를 이뤘지만 커뮤니티의 지속가능성 즉,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에 성공하지 못하여 사업화에 실패했다.


현재에도 액셀러레이터(AC)라는 본업 말고도 가끔 맡겨주시는 디자인 외주나 멘토링 등을 일도 겸하고 있다. 이는 비단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성장을 촉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내 관점에서 옳은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요구로 불합리한 결정에 따라야 할 때도 있는데, 내 일은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고, 모든 결정권 또한 나에게 있는 매력이 있다. 이 과정에선 회사에서 겪을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성장통이 따른다. 내 힘으로 돈을 번다는 것 나 스스로 사회에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일이다.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도전해 볼만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창업의 시작 전 안정적인 육교 역할, N잡

사실 창업이란 건, 본업이 있어도 겸할 수 있다.


주 40시간 이상의 온전한 에너지를 투입하지는 못하더라도, 주말과 평일 저녁 시간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노력한다면 못할 일도 아니다.

↑ 위 사례는 고등학생의 하교 후 활동으로 시작한 작은 사업이 연 5억 원 규모의 큰 사업으로 확장한 예시


본업과 별개로 하고싶은 일을 몰입하고 성장시키다가 부업이 본업의 수익을 상회해 사업에 돌입하는 경우도 많다. 가장 이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부족하거나 불안정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면 도리어 부적절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


부업을 노동의 총량이 늘어난다는 단순한 계산으로 기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본업과는 별개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 결과물 기대치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본업과 부업이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본업에서 겪은 경험과 부업에서 겪은 경험들이 서로 맞물려 상호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본업에 방해가 될 정도로 부업의 양을 늘려서는 안 되지만, 취미 수준의 적당한 부업을 시작한다면 자아실현과 역량강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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