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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AC로 돌아간 이야기

by Sunfromkr

사업개발(BD) 캠프를 수료하고, 그곳에서 만난 웹에이전시 dbre 대표님과 함께 동업을 결심하고 순항하고 있는 중이었다. 디자인 월 구독 서비스인 desub (design+subscription) 브랜드 런칭도 거의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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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ub의 컨셉은 이랬다.


1. 이직이 잦은 IT업계에서 디자이너를 매번 고용하는 것보다 월 구독 형식으로 리스크 없이 디자인 외주

2. 각 분야 디자인 전문가가 내부 풀에 있어 UI/UX, 사업계획서, 영상 등 거의 모든 디자인 산출물 주문 가능

3. 정기적인 파트너십 개념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린 디자인 가능

4. 대표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구독 '일시중지' 기능


홈페이지도 전문성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3D 인터랙션을 포함해 설계했다. (현재 구축 중)


브랜드 런칭 준비와 번외로 동업한 지 3-4개월 정도에 약 500만 원 정도의 누적 매출을 발생시켰다. 로고, 영상, 웹사이트 등의 종합적인 디자인 외주가 주였고 자리도 안 잡힌 초기에 이 정도의 매출을 낼 수 있었다는 게 고무적인 성과라고 생각한다.



점점 느슨해 지다.

팀이 느슨해진 시점은, 내가 생각했을 때 현실적으로 투잡을 고려하기 시작할 때쯤인 것 같다.

3-4개월에 500만 원이면,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금액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SI 프로젝트에 기획/디자인으로 합류하고, 나도 다시 취업을 고려해 투잡을 뛸 생각까지 했다.


그런 와중에, 처음 협의된 수익 배분 구조도 리더의 마음이 바뀌어 재조정 됐다. 이런 중요한 결정을 통보식으로 이루어진 것에 대해 직설적으로 물어보기도 했고 수익 배분 구조가 바뀐 이유에 어떤 근거가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들어보니 바뀔만한 합당한 이유는 아니였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충분한 논의없이 통보한 것을 보고 나와는 소통 방식이 다름을 느꼈고, 서로의 등을 맡길만한 원팀으로 가기보단 필요할 때 서로를 돕는 느슨한 연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 제안했고, 리더는 수용했다.



다시 AC로 돌아가다

동업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단단한 원팀을 이룬다는 건 진짜 어렵다고 다시 느꼈다. 고작 2명도 이렇게 맞춰 나가기 쉽지 않은데 그 이상 사람들이 똘똘 뭉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실감됐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내가 리더에게 그 만큼의 효용성과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통보를 받았지 않았나 싶다. 아직 펼칠 때가 아님을 체감했고 좀 더 나를 갖추고 단단해 져야겠다고 다짐한다.


스타트업 창업에 미련이 남아있고 빠른 성장을 원하는 나로서는 고민없이 다시 AC로 돌아감을 택했다. 조금 더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간접 경험을 키워보고 창업에 도전해 봐야겠단 생각이다. 아마 최소 3년 정도 이 곳에서 나를 갈고 닦을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진짜 스타트업 대표님 입장에서 고민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로 액셀러레이터 업에 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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