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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Mar 28. 2018

마케터는 제품, 서비스의 모든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 마케터의 역할에 대한 생각


마케터에게는 불편한 글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공고했던 마케터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다.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면서 미디어가 변화하고, 미디어의 변화때문에 정보의 주권이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소비자의 변화가 연쇄적인 광고마케팅 환경의 변화를 가져온 지금, 디지털 때문에 환경도 바뀌고 소비자도 바뀌고 브랜드도 바뀌었는데 마케터의 역할은 똑같다. 

이제는 말만으로는 설득이  된다 

마케터는 브랜드 마케터와 에이전시 마케터로 나뉜다. (이 글은 두 종류의 마케터 모두에게 해당된다) 브랜드 마케터는 브랜드의 전체 마케팅 전략을 설정하고 에이전시 마케터에게 업무를 부여한다. 에이전시 마케터는 광고, PR, 이벤트, 매체 등 각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마케터의 역할은 마케팅 전략설정과 각 분야 별 기획 및 실행이라는 틀 안에서 항상 움직여왔다. 이와 더불어 마케팅의 중요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기업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만 잘 전달해도 소비자들이 설득당했던, 단순히 마케팅만 잘해도 되었던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가 똑똑해지고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젠 소비자가 좋아하는 걸 만들어내지 못하면 선택받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제품 주권이 소비자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제품은 아무리 마케팅을 잘해도 소용없어진 것이다.  


스타위주의 광고시장이었던 국내에 간단한 기능전달 위주의 아이폰 광고의 성공은 팩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다. 이제 멋들어진 카피, 영상미의 광고가 아닌 잘 만든 제품을 그저 증명하는 진정성 위주의 광고가 소비자를 잘 설득시킨다. 최근 LG 그램의 ‘시간을 그램하다’라는 광고도 팩트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사례다.  



제품서비스부터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마케팅을 잘해도 제품이 별로라면 성공하지 못하는 환경에 직면했다. 마케팅 예산으로 많은 돈을 써도,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일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많은 돈을 쓰는 브랜드도 이젠 소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케터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리더는 회사 내의 마케팅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마케터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있다. 소비자에 관한 공부가 되어있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할 줄 알며, 소비자가 좋아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줄 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면 마케터의 역할을 제품, 서비스 개발 이후부터가 아니라 이전부터 사용하면 어떨까? 소비자 인사이트를 가장 잘 읽는 집단은 바로 마케터이기 때문이다. 마케터를 제품, 서비스의 모든 과정에 개입시켜야 한다. 


 “아 제품에 USP가 없어..” “제품 패키지 왜 이렇게 안 예쁘지?” 마케터들 중, 이러한 고민을 안 해본 마케터는 별로 없을 것이다. 제품이 불만족스러워도 마케팅으로 어떻게 해보려는, 의미 없는 마케팅의 반복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제품이 재미있으면 광고도 재밌을 것이라는 ‘HS애드 이현종 CD’의 말처럼 제품, 서비스 자체가 마케팅이 되어야 한다. 마케터가 제품, 서비스 개발부터 참여하여 마케팅을 실행하고 서비스 개선까지 모든 과정에 개입하여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 소비자 니즈를 꿰뚫는 제품, 서비스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마케터에 의해 제품이 잘 만들어진다면, 기존 마케팅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제품, 서비스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하다. 


사실 국내에도 마케터가 개입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제조업계에서는 마케터가 브랜드 메니저로 제품의 모든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 (이러한 회사에 재직 중이시라면, 뒤로가기를 눌러도 좋다) 그러나 아직 그렇지 못한 회사나, 특히 IT/서비스 업계의 경우 마케터의 역할을 기존의 역할로 국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전시 마케터가 개입한 사례는 더 찾아보기 힘들다. 아직 마케터의 역할이 제한적인 회사의 리더분이나 마케터분들에게 희망이 될 사례들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제품 개발 분야에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해도 제품에 개입하여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들이 있다. 



1. 광고마케팅 회사가 제품 개발단계에 개입한 사례
 

Case 1-A) 이노레드의 그린토스터 

이노레드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덕트라는 분야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는 광고회사이며, G마켓과 함께 그린토스터라는 흥미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의 아이디어는 매일 만지는 스마트폰에 7,000가지 세균이 득실댄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스마트폰을 깨끗하게 살균해주는 기계가 그린토스터이며, (실제 토스터와 흡사하며, 스마트폰은 빵처럼 느껴진다) G마켓의 비전이 단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모바일 라이프를 향상시키는 것에 있기 때문에 더 의미 있는 제품이다. 


<그림1. 그린토스터, 출처=이노레드>


Case 1-B) 애드쿠아의 ㅏㅏㅏ맛 우유 

바나나맛 우유를 ‘ㅏㅏㅏ맛 우유’로 리뉴얼 출시한 사례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사례다. 제품명에서 자음을 빼는 것만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만들었다. 광고인의 아이디어 하나로 매출은 20% 증가하였다. 


<그림2. ㅏㅏㅏ맛우유, 출처=애드쿠아>


Case 1-C) Hope Soap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손을 씻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누 안에 장난감을 넣어 아이들을 손 씻게 만들어준 'Hope Soap 사례는 2013년 깐느 광고제에서 Silver Lions를 수상할 정도로 광고계에서는 유명한 CSR 사례 중 하나다. 그리고 2년 후, Hope Soap는 실제로 제품으로 출시되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그림3. Hope Soap, 출처=Y&R Agency, Youtube>


이 외에도 대홍기획의 ‘이노크리에이티브쇼’, HS애드의 ‘오버더레인보우’ 등 제품, 서비스에 개입하려는 광고회사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광고대행사 위주이긴 했지만, 마케터가 아이디어를 낸다면 위 사례들처럼 흥미로운 제품이 출시되지 않을까? 



2. 광고마케팅 회사가 직접 제품개발의 주체가  사례 

광고마케팅 관련 회사가 개입을 넘어, 제품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성공한 사례는 이미 많이 알려져있다. 바로 MCN 업계의 대표주자인 메이크어스와 블랭크티비다. 메이크어스는 모바일 콘텐츠 방송국이자 딩고라는 콘텐츠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러한 메이크어스가 최근 ‘젠틀피버’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올인원 에센스 등의 남성 화장품으로 페이스북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한 블랭크티비는 블랙몬스터(다운펌, 탈모패치 등) 론칭으로 3개월 만에 매출 15억을 달성하였다고 한다. 이후에도 Dr.Denti(치아미백) 브랜드를 론칭해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콘텐츠 회사로 출발하여 제품개발에 주체가 되었다는 점과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제품들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SNS 미더어를 통해서 커머스 매출을 만드는 사업형태를 미디어 커머스라고 한다. 미디어 커머스는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을 통해 많이 이루어졌고,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서 구매 기능이 추가되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한 커머스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그림4. 블랙몬스터, 출처=블랙몬스터,Youtube>


이렇게 제품개발 전문 업체가 아닌 회사가 단기간에 성공적인 제품판매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요인은 커머스의 변화가 기인한다. 


    첫째, 유통 플랫폼에 안 들어가고 SNS로도 충분히 판매가 가능하다
    둘째, 아이디어만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SNS에서 충분히 홍보가 가능하다
    셋째, 제품제작만 해주는 업체에 누구나 쉽게 제품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아이디어와 소비자 인사이트가 있다면 누구나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전개할 수 있는 커머스 환경이 앞으로 제2, 제3의 블랙몬스터를 만들 것이다. 



3. 제품서비스 개선에 마케터가 개입한 사례 

최근 그로스해킹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마케터가 상당할 것이다. 이 그로스해킹의 개념은 ‘제품, 서비스의 모든과정에 마케터가 개입해야 한다’는 필자의 글과 일맥상통하여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그로스 해킹은 마케팅의 시작이 제품, 서비스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두어 객관적으로 서비스의 모든 과정을 분석하고, 인사이트있는 분석을 통해 서비스 개선을 진행하여 마케팅 효과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개념은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 사례들을 들어보면 쉽다. 

Case 3-A) 드롭박스 

드롭박스는 2012년 10월 ‘Space Race’라는 이벤트 시행하였는데, 새 사용자가 학교 이메일 주소를 인증하고 드롭박스를 설치하면 참여자 수에 따라 포인트 지급을 해주고 포인트가 일정수준 도달하면 그 학교의 모든 참여자에게 더 큰 2년이라는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이벤트 하나만으로 200만 명 이상의 새 사용자 획득하였는데, 대학생들의 애교심을 활용하여 참여를 유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Case 3-B) 에어비앤비 

사업 초기, 서비스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에이비앤비는 렌트 거래의 대부분이 온라인 생활정보지 크레이그리스트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에서 등록한 정보를 크레이그리스트에도 똑같이 올릴 수 있는 버튼 하나를 추가하였는데, 이 버튼 하나가 크레이그리스트의 유저를 에어비앤비로 유입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크레이그리스트에서 접속했더라도 에어비앤비에서 등록한 정보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에어비앤비로 연결되도록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림5. Airbnb example, 출처=Airbnb>


위의 두 사례는 제품, 서비스 개선을 위해 모든 과정을 분석하고, 그 분석을 통해 발견된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함으로써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얻은 사례들이다. 이러한 제품, 서비스 개선이 기존 마케팅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전통적인 마케터의 역할을 넘어 서비스 자체를 만들고 개선해가는 과정을 마케팅으로 봐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그로스해킹이라 정의할 수 있다.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의문을 던질 줄 알고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해 생각할 줄 아는 마케터라면, 그로스해커로서 서비스 개선에 개입하여 높은 마케팅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마케터가 개입해야 하는 5가지 이유 

지금까지 마케터가 제품, 서비스에 개입한 사례들을 소개하였다. 정리해보면, 마케터가 개입해야 하는 이유는 5가지다.
 
   첫째,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제품,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둘째, 제품이나 서비스에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담길 수 있다
   셋째, 마케터나 기존 개발팀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넷째, 제품이해도가 높아지므로 더 인사이트있는 아이디어 발굴이 가능하다
   다섯째, 제품 자체에 매력이 생기면, 그만큼 마케팅 비용은 축소될 수 있다
 



제품의 퀄리티를 위해마케팅을 위해 마케터를 개입시켜라 

지금까지 마케터의 역할을 제품, 서비스의 이익창출을 위한 모든 활동으로 확장시켜야 한다는 아젠다를 그로스해킹이나 미디어 커머스 등의 마케팅 트렌드와 함께 정리해보았다. 마케터 외에 모든 직원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서비스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접근했을 때, 회사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가장 잘 연습된 직무는 마케터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마케터의 역할을 우선하여 제시한 것이다. 


이미 마케터가 이러한 역할을 하는 곳도 많겠지만, 아직 마케팅부서의 역할이 한정되어있는 곳이나 제품, 개발의 지식장벽을 높게 보고 마케터를 참여시키지 않는 곳도 상당하다. 또한 광고를 포함한 에이전시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제품, 서비스 개발 및 개선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물론 마케터가 모든 과정에 개입한다면, 기존 부서와의 업무분담이나 마케터 업무과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당장 변화보다는 마케터들의 업무 역할을 조금씩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케터의 역할을 한정 짓는 리더와 마케터의 선입견이 가장 큰 장벽이다. 그 선입견을 깨고 내부적으로 마케터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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