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결혼에는 혼인신고, 재정증명, 결혼식 사진이 필요해
유학생에게 결혼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세스야. 결혼을 하고 바로 기러기 부부가 될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함께 지낼 수 있는 비자를 받아야 미국으로 함께 올 수 있었어. 미국 유학생 기준으로 얘기해 볼게.
미국은 학생들에게 F-1 비자라는 비자를 발급해 줘. 요즘은 학생 비자조차 쉽게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내가 유학생이었을 때만 해도, 학생비자를 받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어. F-1 비자는 유학생이 학생 신분이 유지되면, 계속 연장할 수 있는 비자야.
그러면 결혼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은 유학생 배우자에게 F-2라는 비자를 발급해 주는데, 아무리 쉽게 받을 수 있는 비자라도 비자를 받기 위해 요구되는 필요한 서류를 내야 하고, 그 비자에 맞는 요건을 충족해야 했어.
여자친구와 나는 내 다음 학기 일정으로 인해 한 달 반 만에 결혼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어. 그러다 보니, 비자를 최대한 빨리 받아야 했어. F-2 비자를 받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했던 서류는 여자친구와 내가
'이제는 서로 부부입니다.'
라는 공식적인 문서였어. 무엇인지 감이 오지?
그래 맞아. 혼인관계증명서가 필요했어. 우리는 웨딩 촬영이 끝난 다음 날,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동네 구청을 방문했어. 요즘은 결혼을 해도 혼인신고를 나중에 살다가 한다는데, 우리는 결혼 전에 혼인신고 먼저 해야 했어. 여자 친구는 아침에 구청을 가면서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그럼 우린 오늘부터 법적인 부부인 거야? 느낌이 이상한데?"
나도 공식적인 부부라고 생각하니 뭔가 느낌이 묘했어. 혼인신고 하려고 왔다니까 신분증이랑 기입해야 될 종이를 받았어. 증인도 필요해서 친구들한테 부탁도 했었고. 친구들 중에 결혼을 한 친구가 거의 없어서, 친구들도 신기해하더라고. 마지막 여자 친구와 나랑 함께 도장을 찍고 서류를 구청 직원분한테 내밀었더니,
"이제 이거 내시면 두 분이서 법적으로 부부가 되시는 거예요, 괜찮으시죠?"
여자친구와 나는 서로 눈이 마주치고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어.
"오빠, 이젠 여보야?"라고 여자친구가 얘기하는데, 굉장히 거리감이 느껴지는 호칭이었어.
"나는 그냥 오빠라고 부를래. 그런데 결혼식도 안 하고, 부부가 되니 좀 이상하다."
법적인 부부가 된 우리는 손을 꽉 잡고 구청 건물을 나왔어. 푸르른 하늘과 따뜻한 햇빛이 우리의 앞날을 축복하는 것 같았어.
다시 프로세스로 돌아와서.
다음 준비해야 할 서류는 재정 증명 서류였어. 이건 내가 F1 비자(학생비자) 받을 때도 같았지만, 나와 와이프 (드디어 호칭이 변경되었어)가 미국에 와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충분한 재정이 있다고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했어. 참고로 학생 비자는 법적으로 학교 내 제외하고, 외부에서 일을 할 수 없어. (졸업하고 일할 수 있는 OPT, 학기 중에 전공 살려서 인턴 하는 CPT라는 프로그램 제외).
나는 수입이 없어서 부모님이 재정 증명 서류를 준비해 줬었고,, 와이프는 직장 다니면서 모아 놓은 돈과 장모님이 도와주신 재정이랑 함께 재정 증명 서류를 준비했어.
이 정도를 하면 대충 준비가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당시 지인인 이민 변호사님한테 물어보니 가끔 미국 대사관에서 인터뷰할 때, 혼인관계증명서뿐만 아니라, 결혼식 사진을 요청한다는 거야.
결국 우리는 비자 인터뷰 날짜를 결혼 날짜 이후로 잡기로 했어. 유학생 부부가 미국에 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 일생에 한번 있는 결혼식이었지만, 비자를 위해 꼭 필요한 이벤트가 되었어.
드디어 결혼식 날짜는 다가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