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결혼 이야기 (7)

by Moses Sung

결혼한 지 15년 차인데, 우리 방에는 여전히 웨딩촬영 때 찍은 사진이 벽에 걸려 있어.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때의 시간이 기억나.


전주로 돌아가자마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건 웨딩촬영이었어.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보니, 하나의 짧은 이벤트인 것처럼 가볍게 생각했어.


'그저 사진 몇 장 찍는 건데, 힘들겠어?'


웨딩촬영은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함께 했어. 아침부터 시작하는 촬영 일정에 경기도에서 살던 여자친구의 친구들은 새벽 버스를 타고 전주까지 내려왔어. 둘 다 여자친구의 친구들이었지만, 사실 나와도 같은 대학교 동아리 동생들이어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


"우와~ 오빠랑 xx가 (여자친구) 제일 먼저 결혼을 하네요."


여자 친구 중에 한 명이 이렇게 얘기했어. 이 친구는 여자 친구와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는데,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에 오고, 같은 동아리에서 함께 지내다 보니 여자친구의 베스트 프랜드였어. 이 친구가 나와 여자 친구가 썸 아닌 썸을 탈 때, 중간에서 잘 이어지도록 도와준 친구였어. 이 친구도 당시 남자친구가 (지금 남편) 같은 동아리 동생이어서, 이 웨딩촬영을 본인의 일처럼 신기해했었어.


여하튼 우리는 웨딩촬영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알고 보니, 웨딩촬영 장소도 우리의 결혼식이 있을 예식장이었어. 꽤 큰 건물이었는데 1층에는 커다란 웨딩 스튜디오가 있었고, 한쪽에는 메이크업을 하는 장소도 있었어. 식장은 1층부터 4층까지 식장이 따로 있더라고.


웨딩촬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우리는 안내해 주는 분의 가이드에 따라서 움직였어.


"오늘 꽤 긴 여정이니까 마음 단단히 먹으시고요. 먼저 모두들 메이크업하셔야 해요. 저를 따라오세요."


안내에 따라서 큰 룸에 들어가니, 메이크업하시는 분들이 6명 정도 있었어. 메이크업 해주시는 분 중에 한 분이 천천히 나의 얼굴에 이것저것 발라주기 시작했어. 살면서 그런 두꺼운 메이크업은 처음 받아봤어. 옆에서 여자친구가 나의 그 어색한 모습을 보더니 웃더라고.


웃음도 잠시.. 웨딩촬영이 정말 그렇게 힘든 건지 1시간쯤 지나서야 알았어. 처음에 여자친구의 친구들이랑 (대학교 동생들) 사진을 함께 찍었어. 그때만 해도 서로 웃겨서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잘 찍었는데, 여자친구와 나와 둘이 찍는 사진에서 사진작가 분이 많은 포즈를 요구하시더라고~ 여자친구랑 나랑 둘 다 1시간, 2시간이 지나니까 서로 힘들어서 웃음이 사라지는데, 거기에 사진작가님의 말에 더 웃음이 사라졌어.


"신부님~ 어깨 더 내리셔야 해요."


"이렇게요?"


"아니요, 더 내리셔야 해요."


"이게 다 내린 거예요."


정적.... 사진작가님과 여자친구 사이에 팽팽한 대화가 오고 가더니 서로 빵 터졌어.


웨딩 촬영이라고, 점심도 그곳에서 줬는데, 빵 하나, 우유 하나 주시더라고.


"이것만 드시고 찍으셔야 사진이 잘 나와요."


맞아. 이 사진작가님은 정말 프로페셔널이셨어. 분명 웨딩 촬영을 하러 8시쯤 들어갔는데, 끝나고 나온 시간이 저녁 6시.. 찍은 사진만 700장 정도 되더라고. 그중에 고르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눈마저 피곤했어. 여자친구와 나랑 둘 다 같은 얘기를 했어.


"웨딩촬영 때문에 결혼 2번은 힘들겠다."


촬영을 함께 했던 여자친구의 친구들도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저희 웨딩촬영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해야겠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본식보다 웨딩촬영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


유학생의 결혼식은 그렇게 하나씩 준비되어가고 있었어. 웨딩촬영이 끝난 다음 날 우리는 가장 의미 있고, 유학생에게 꼭 필요했던 절차를 준비해야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