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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기 Jan 08. 2016

"'시각적인 보정'을 읽고 든 생각"에 대한 생각

'시각적인 보정'을 읽고 든 생각


언제나 주장에 대한 반론은 재미있고 배울 것이 많다. 원래의 글은 디자인을 함에 있어서 컴퓨터(수학적 수치)에 의존하지 말고, 상황에 따라 사람의 시각적인 판단에 따른 보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론은 그것 조차 수학적인 방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첫 번째의 글에 손을 더 들어주고 싶다. 왜냐하면 반론은 결과론적으로 접근하여 해법에 대한 반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려보지 않고서, 어떻게 다른 모양의 도형은 면적이 같아야 눈에 보이는 크기가 같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게 삼각형, 별모양, 직육면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까? 난 그려보지 않고선 모르겠다. 같아보이면 어쩔건가? 그래도 면적이 같게 수정할건가?


신묘한 해결책이 아니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사람이라면 했을 감각적인 선택이다. 그리고 그 감각적인 고민으로부터 수학 공식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이 쓰는 툴과 적용될 환경은 그런 개별 상황들에 대한 작도법, 좌표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개별 상황에 대한 작도법들이 있다고 해도, 결국 다시 x,y로 맞춰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완벽히 결과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사실 반론을 쓴 사람도 위의 상황을 잘 알고 원문의 가치도 잘 알았기에 좋은 맺음말을 썼을 것이다.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꼭 수학과 과학으로 풀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따라야 할 것 처럼 말하는 부분이다. 공식에서 약간 벗어나면서도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대가라고 하는데, 디지털에서는 그런 것이 필요없는 것인가 의문이다.


뭐, 하지만 두 글 다 내공이 깊어서, 딱히 내 수준에서 더 반박할 것은 없다. 다만 배운 것이 많다. 그래픽 디자이너도 알아야 할 것이 많구나. 감각적인 부분을 이런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구나. 글 참 잘 쓰는구나.


작심삼일 새해다짐. 책도 읽고 글도 읽고, 허점이 많더라도 짧게나마 글도 쓰고. 옛날엔 그래도 글 좀 쓰고 했는데... 요즘엔 축적되는 생각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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