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식당, 소울푸드 말고

당신에게도 소울식당이 있나요?

by 소소황

마음의 무게가 조금씩 버거워질 때 우리는 소울푸드를 떠올립니다. 사회에서는 코로나다 뭐다, 회사에서는 실적이다 뭐다, 집에서는 분유다 뭐다 등으로 시끌벅적한 요즘은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소울푸드에 기대어 무거워진 마음을 녹아내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소울푸드'하면 각자가 자신의 추억으로 빚어진 장면과 함께 정갈히 담긴 한 가지 음식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치킨 수프가 되겠고, 또 누군가에게는 바글바글 끓는 참치김치찌개가, 또 어떤 이에게는 갓 잡은 자연산 우럭으로 벌겋게 우려낸 매운탕이 될 수도 있겠네요. 아마도 다들 경험에 빗댄 추억의 한 장면과 함께 음식을 떠올릴 것이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제게는 그저 집밥이, 특히 흰쌀밥이 소울푸드일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집밥만 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특히 갓 지은 햅쌀밥을 좋아합니다. 덕분에 뒤늦게 요리에 입문한 아내가 고군분투하며 남편의 고난함을 씻겨주고 있는 요즘입니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 소울푸드를 상상하려는데 난데없이 왁자지껄 식당에서 떠들던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이 떠오릅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음식은 당연히 소울푸드가 아니었습니다. 제 소울푸드는 집에서 먹는 갓 지은 밥이니까요.


소울푸드를 떠올리다 보니 추억을 회상하게 되고, 추억을 회상하니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소울푸드는 분명 집밥인데, 금세 식당에서의 장면이 집밥에 대한 따스한 기억을 밀쳐내고 친구들의 얼굴과 말씨가 들리는 듯합니다.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머릿속이 개운해집니다. 과거의 추억으로 인해 현재의 뇌가 반응했기 때문일까요? 흔히들 말하는 소울푸드가 사실은 소울식당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울식당, 누구에게는 떡볶이 노점상일 수도, 특급호텔의 룸서비스일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곳일 수도 있겠죠. 지쳐버린 마음의 위로를 주는 공간이고, 잊지 못할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라면 소울식당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때로는 혼자서, 혹은 둘이서, 아니면 수십 명이 함께 만든 추억이 깃든 소울식당을 떠올리면 종종 마음에 위로가 되곤 합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침체된 사회생활에서도, 돌잡이 자녀와 함께하는 가정에서도 마음 한 켠이 무겁게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는 요즘, 살아온 날 만큼이나 켜켜이 쌓인 추억들을 회상하곤 합니다. 그렇게 마음에 비타민을 보충해줄 소울식당을 하나, 둘 떠올려봅니다.


당신에게도 마음에 위안을 주는 소울식당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