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내가 언제 런닝맨에 출연했지?

2013년 6월 박지성 자선경기를 동행 취재하다

by 김성진
IMG_1326.JPG 상하이 밤거리를 달려 호텔로 향했다


2013년 6월에는 해외 출장을 두 번 나갔다. 해외 출장을 교대로 소화하기에 한 달에 연거푸 진행하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레바논 베이루트를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상하이 출장은 ‘박지성’ 때문이었다. 박지성은 2012년부터 아시아 각국을 돌며 ‘박지성 드림컵’이라는 자선경기를 주최했다. 2012년 1회는 베트남에서 열렸고 2회는 상하이였다. 자선경기는 2014년까지 두 번 더 진행됐다.


행사 대행사는 박지성 등 참가 선수와 게스트가 묵는 상하이 르네상스 호텔을 안내했다. 같은 호텔에 묵어도 되고, 인근의 다른 호텔에서 숙박해도 됐다. 다만 취재 지원 차량은 박지성이 묵는 호텔에서 출발했다.


나는 경비를 아끼려고 인근의 저렴한 호텔을 잡았다. 택시로 한 10분 정도 거리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같은 호텔에 묵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싶었다. 나만 동떨어져 있다 보니 여러모로 정보의 접근에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취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갈 때도 나만 한 번 더 이동하니 피로가 더 컸다.


P1090282.JPG 호텔에서 푸동공항으로 가는 길


행사 스케줄은 토∙일∙월 3일이었다. 취재 기자들도 같은 일정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난 똑같이 소화하면 조금 더 힘들지 않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전날인 금요일에 하루 먼저 들어왔다. 함께 일정을 소화했던 타 매체 기자가 “혼자 좋은 거 하려고 먼저 들어왔냐”고 농담을 던졌던 일이 생각난다.


박지성과 몇몇 선수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출연진들이 같은 비행기로 상하이에 도착했다. 공항 입국장은 중국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대다수는 ‘런닝맨’ 출연진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는 호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호텔 입구도 팬들로 가득했는데 대부분 ‘런닝맨’ 출연진과 관련한 피켓을 들며 환호했다.


P1090287.JPG 런닝맨 멤버들을 보려고 모인 중국 팬들
IMG_1333.JPG 호텔 앞에도 런닝맨 팬들로 가득했다


그 모습을 보고 ‘주객전도’라는 말부터 떠올랐다. 메인은 자선경기인데 게스트가 더 주목받는 상황이어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축구만으로 접근하기에는 관심이 떨어질 뿐이다. 박지성과 주최 측이 홍보를 위해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박지성이 ‘런닝맨’ 프로그램에 여러 번 출연한 이유이기도 했다.



첫날의 스케줄은 기자회견이었다. 박지성과 유재석 등 ‘런닝맨’ 출연진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박지성의 절친인 파트리스 에브라도 비슷하게 호텔에 도착해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에브라에 ‘런닝맨’ 출연진 조합은 중국 취재진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P1090370.JPG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박지성, 에브라, 런닝맨 멤버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나를 비롯해 한국에서 온 기자들이 여럿 있었지만 질문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기자회견이 끝나고 첫날의 일정도 일찍 마무리됐다.


이후 박지성 자선경기 내용이 담긴 ‘런닝맨’ 방송을 봤다. 기자회견 장면도 있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던 내 모습이 살짝 나왔다. 본의 아니게 ‘런닝맨’에 출연했다.


1072302_10151711365331380_1026161460_o.jpg 오른쪽에서 두 번째 빨간 티셔츠를 입고 사진 찍는 내 모습이 방송에 담겼다


작가의 이전글오키나와 갈 때 아이가 24개월 안 됐다면 아시아나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