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20, 불안감 80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한 설렘,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감. 20 : 80
새로운 변화로부터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영국발 비행기에 올랐다. 퇴사 후에도 제대로 된 휴식을 가지지 못했기에 몇 주 동안은 쉬면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나는 23살에 1년 동안 영국에서 지냈던 경험이 있어서 영국의 거리며, 특유의 건물 등 대부분의 것들이 친숙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해야 될 일들이 있기 때문에 심적으로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쉬는데 쉬는 것 같지 않은...
영어 공부는 계속해야 했기에 '링글'이라는 화상 수업을 활용하였고, 영어 스피킹 향상뿐만 아니라 튜터와 인터뷰 연습을 같이 할 수 있어서 확실히 도움이 되는 듯했다. 튜터의 도움으로 내가 작성한 인터뷰 스크립트를 조금 더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수정하였고 그 내용을 토대로 연습하였다.
하루에 5군데 이상 링크드인을 통해 회사에 UI/UX 관련 직무로 지원을 하였고, 리크루터에게도 나에게 제안해 준 회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해 달라고 답장을 하였다.
그리고 나의 현 상황도 덧붙였다.
"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있고, 2년 후에는 스폰서 비자가 필요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는 취업하는데에 있어 제약이 있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라는 말을 하는 순간 그 회사에서는 스폰서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이 제안을 취소하였다.
대기업의 경우, 비자가 필요한 외국 국적 지원자들에게 스폰서십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스폰서 지원이 필요 없는 지원자들을 선호하였다.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링크드인에서 지원할 때도 추후에 스폰서 비자가 필요한지 물어보는 회사가 상당수였다. 그 문항이 있는 걸 보니 처음부터 거르기 위한 용도가 아닐까 싶다. 모든 회사가 합격 또는 불합격 메일을 보내주지는 않았다.
이후에는 불합격 메일이라도 보내줘서 고마울 지경이었다.
그리고 귀하게 얻은 면접에서는 불합격, 불합격, 불. 합. 격.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순조롭지많은 않을 것 같다.
처음부터 3개월 정도는 천천히 여행도 다니면서 영어 실력도 늘리고,
인터뷰를 보면서 최종적으로 좋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한 워밍업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