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적인 경험과 진짜 문제의 원인에 대한 탐구 역량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보다 전문적인 용어로 학업성취 미도달자이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정부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안심 학년제를 적용해서 협력수업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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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학부모 안심 학년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내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잘 될까? 해보지도 않고 잘될지 의심부터 한다고 하면 그 말도 맞다. 하지만 반대로 이걸 입안한 정책자들, 정확히는 교육부에 있는 공무원들은 이걸 해보았는가?
내가 교사로서 10년 넘게 경험하며 깨닫는 진리는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것을 가르치거나 제도화시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는 건 가설을 세우는 것밖에 안된다. 그런데 교육부에서 내놓는 정책들은 대부분 이런 수준에 불과하다.
10평 남짓 공간에서 교사 1명이 아닌 2명 이상이 협력수업을 해 보았는가? 이게 과연 잘 될까? 한두 번 보여주는 연구 수업이면 잘 될 것이다.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주일을 넘어 한 달, 1학기를 넘는 기간 동안 협력수업이 잘 될까? 잘 될 수가 없다. 수업 준비를 협력적으로 계속 해야 하는데 그렇게 준비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건 물리적으로 힘들다. 수업이 끝나고 수업을 준비해야 되는데 1) 서로의 시간이 맞기 어렵고, 2) 학교는 수업 준비보다 행정업무가 먼저인 곳이라 시간이 쉽게 나지 않는다.
결국, 우리 나라 교육부 관계자들은 '빛 좋은 개살구' 정책만 맨날 내놓는다. 현장 경험은 있지도 않고, 그나마 있어도 몇 년 전 경험이고, 그리고 연구학교 같은 입맛에 맞는 사람들의 연구 결과만 보고 듣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실제적인 경험과 진짜 문제의 원인에 대한 탐구 역량이다. 내 생각에 학습 부진 학생이 나오는 진짜 이유는 가정교육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그 아이의 부모가 아이를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고 엉망으로 육아를 했기 때문에 학습 부진이 나오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인지적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정서적으로 불안할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학교에서 교사가 부진아 지도를 한다고 학생들이 좋아질까? 교사들이 노력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교육부의 어이없는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학습 부진을 막고 싶으면 우선 부모 교육부터 시작하고 각 가정을 지원해라.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이상이 있는 가정의 문제를 지원하는 것이 먼저다. 이게 학습 부진의 진짜 원인이고, 이걸 해결해야 진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
현장에서 학습 부진 학생 지도를 해 보았는가? 10년째 아이들을 지도하지만 학습 부진 학생 지도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1~2명이 어쩌다가 나아진 사례 말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지는 사례로 증명을 하는 사례가 필요하다. 그런 사례 본 적이 있는가? 우리 정책 입안자들은 탁상공론하지 말고, 현장 경험부터 쌓으면 좋겠다. 입으로만 하는 정책은 나도 하고 너도 하고 모두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