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식당 차린다고?

오픈 전, 주변 반응

by 명진 이성숙


내가 식당을 하겠다고 했을 때의 반응들,

제 밥도 못해 먹는 사람이 무슨 식당을 해? —- 우리 엄마

그래 해 봐 뭐든지. 유 서방이 잘할 테니 믿는다. —- 우리 아버지

그거 하루 종일 가게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언니가 할 수 있겠어?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 —— 여동생

사업계획서, 손익분기점, 재료비 계산 이런 건 했어? 언니나 형부, 다 덜렁거리기만 해서 걱정이야. 장사 잘못하면 앞으로 남고 뒤고 밑지는 거야 ———- 여동생

허, 그래? ㅎㅎㅎ —— 남동생

언니랑 식자재는 안 어울려!! 말도 안 돼!! ——- 미국에서 함께 지냈던, 한국에서 다시 만나 더 친해진 후배 리사

언니 멋지다, 슈퍼 우먼이야! —— 페트리샤

(조심스레) 너 너무 고생하는 거 아니야? 신랑이 하겠대? 하재? —— 중학교 동창

네가 무슨 남의 밥을 해? —- 친구 A

하던 식당도 관두고 놀 때야. 네 나이가 몇이니?? 관둬. —— 친구 B

지금 경기가 괜찮은 거야? 선수들도 문 닫는 시기에, 생전 안 해 본 식당을 한다고? 아니 네가 장사를 해? 껄껄껄. ————- 사촌 오빠

체인점 하시려고요? 아니면 힘들 텐데…. ———- 친구


여기까지만 쓰겠다. 암튼 중론은 ‘너는 못한다’ 였다는 사실만 나의 독자들께 알려드린다.

메뉴는 정해졌고, 시장조사도 마쳤다. 인천부터 부산까지, 우육면 집은 다 다녀보고 맛을 봤다. 레시피 안정시키느라 집에서 내리 며칠씩 면만 먹은 날도 있다. 동파육을 삶느라 솥도 샀다. 음식 준비가 되었다 싶을 즈음 부동산에 나가 가게 자리를 살폈다. 권리금 없고 작은, 무조건 싼 가게가 우리 조건이었다. 그러다 보니 입지가 조금 떨어지는 곳에 자리가 났다. 직사각의 반듯한 모양과 사이즈, 가격이 모두 맘에 든다. 바로 계약 완료.

인테리어 업체 섭외할 차례다. 가게에서 멀지 않은 동네 인테리어 사장을 만나 계약을 치렀다. 공사기간 3주가 소요되었다. 짙은 초록을 베이스로 원목 테이블과 대리석 테이블을 배치했다. 가게 모양이 갖추어졌다.

천기를 연구하는 선배에게 부탁해서 길일을 잡았다. 5월 9일 오픈.

집에서 연습하는 것과 가게에서 연습하는 건 또 다르다는 충고를 들었으므로, 우리는 가게 오픈 일까지 가게 주방에서 다시 메뉴 연습을 했다. 시음식을 맛본 사람들 반응이 조금 달라졌다.


고기가 부드럽네, 뭐야? ———- 남동생

청양고추 피클을 밑반찬으로 추가하면 어떠냐? 칼칼한 맛이 느끼한 맛을 잡아 줄 거야. ——— 엄마

(그 후, 우리는 청양고추 대신 할라피뇨 피클을 만들었다. 손님들이 좋아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이제 5월 9일이 오기만 하면 된다?!

메뉴가 면만 있는 건 아니지만, 가게 이름이 대만우육면이므로 면 건지개로 벽 장식을 했다.


나의 또 하나의 공간, 시엔대만우육면. 손님들이 맛과 멋을 느끼고 가면 좋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