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수? 그래도 당신이 사과해!
3번 테이블에서 주문한 마늘공심채를 6번 테이블에 떡 하니 갖다 주었다.
잠시 후 주방장이 묻는다.
공심채 어디로 갔어?
어? 저어기, 6번 테이블 가족들한테? 왜?
대답을 하면서 깨닫는다. 잘못 갔네....
6번 테이블로 달려갔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과 딸, 그리고 부부.
그들은 이미 마늘공심채를 맛있게 먹고 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마늘공심채 주문하신 거 아니죠?
네, 근데 괜찮아요. 덕분에 맛있네요. 저희가 계산할게요.
다행이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3번 테이블 앞이다.
샹창(대만 소시지) 한 접시 다 먹어가는데 기다리던 공심채가 다른 테이블로 가버리다니, 나를 따라오던 3번 손님의 시선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겠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초보라 실수가 많네요.
아니에요. 저희 시간 많아요. 괜찮습니다.(웃어주심)
서너 살 되어 보이는 아기와 함께 온 젊은 부부가 나의 실수를 기분 좋게 받아준다.
메뉴가 잘못 배달된 바람에 주방에서는 조리 순서가 꼬여버렸다. 주방장이 몹시 화를 낸다.
이런 실수를 하면 어떡하냐고!
식당 아르바이트도 한 번 안 해본 나다. 주문받을 때 수첩이나 전표를 써야 하는 걸 알 리 없다. 그걸 모르냐고 말할 독자가 있을지 모르나, 생각과 실전은 전혀 다르다!
누구한테 이렇게 쩔쩔매면서 사과해 본 적 없는 거 같은데, 힘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