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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정희 Sep 07. 2015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3

그림과 책이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이야기

그림과 책이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이야기. 두 번째 주제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3


[신들의 봉우리]와 [럼두들 등반기]는 모두 높은 산을 오른다. 늦은 나이에 떠난 여행 [떠나든, 머물든]은 역사적으로 가장 길었던 길, ‘실크로드’를 걷는다. 63세의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아내가 죽고 자식들은 독립해서 떠나고 자신은 은퇴를 하게 되자 마치 침몰하는 배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살도 생각했던 그는 집 밖을 나와 무작정 걸었다. 살아야 할 의미를 찾기 위해.

터기 이스탄불에서 중국의 시안까지 1099일 동안 그냥 걸었다. 평생 동안 역사책을 두루 읽었던 올리비에는 서양의 수 많은 문화가 동양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가장 오래 된 문화운반로였던 실크로드를 걸으며 ‘남아 있는 나날’을 보내기로 했다.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카메라도 없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지금 그 길에 사는 이들을 만나며 4년 동안 걸은 이야기[나는 걷는다 1,2,3]는 전 세계에 걷기 열풍을 일으켰다.

시각적 자료가 전무했던 [나는 걷는다]에 그림이나 사진을 희망하는 독자들이 증가하자 올리비에는 수채화가 프랑스와 데르모와 함께 다시 길을 떠나 [실크로드 여행스케치]를 완성했고 최근에 출간된 [떠나든, 머물던]는 은퇴 이후 자신이 왜 떠나게 되었는지 해설을 담았다.


그럼에도 그가 반드시 떠나야만 했던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마치 왜 사는지 묻는다면 바로 답하기 어려운 것처럼. 다만 그는 길 위에서 이렇게 말한다.   

떠나든, 머물든 삶은 계속된다.   

이는 맬러리가 엘베레스트 정상 바로 앞에서 산소가 부족해 설령 정상을 오른다 해도 내려오는 일이 불가능할 수 도 있음을 알면서도 오르기로 결단을 내릴 때 했던 말과 동일하다.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산을 오르는 사람은 눈앞에 닥친 곤란을 피할 수 없다. 어려움을 뒤로 미루면 그것으로 산을 오르는 일은 끝난다.   

여행을 가든, 가지 않든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어려움이 맞는다. 다만 해결하고 노력하며  살뿐이다. 그림책 [보물]은 우리가 길을 떠나는 이유를 보다 명확하게 말한다.  


칼데곳 수상작 유리 슐레비치의 그림책 [보물]에서는 너무 가난해서 저녁도 굶고 자기 일쑤였던 이삭이 수도로 가면 왕궁 앞 다리 밑에 보물이 있단 꿈을 세 번 꾼 후 숲을 지나고 산을 넘어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왕궁 앞 다리에서 만난 보초가 이삭의 이야기를 듣더니 그런 말을 믿냐며 비웃었다. 오히려 자신의 꿈에서는 이삭이라는 사람의 집 아궁이 밑에 보물을 찾아보라는 소릴 들었노라 했다. 그러나 이삭은 그 말을 곧장 알아들었다. 마침내 이삭은 걷고 또 걸어 집으로 돌아와 제 집 아궁이 밑에서 보물을 찾았다. 감사의 마음으로 예배당을 세운 이삭은 보초 대장에게 가장 귀한 보석을 보낸다. 그리고 나중에 이 교훈을 잊지 않고자 예배당에 이렇게 글을 새긴다.   

가까이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나야 할 때가 있다



이제 다시 그림 속의 그녀에게로 돌아가 보자. 빗속에 감행한 여행. 높은 굽의 신발을 벗어 던졌다. 긴 여행 끝에 드디어 내가 보인다. 해변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나.   


스티브 행크스 [세상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Finding in the world by Steve Hanks


세상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우리의 여행은 그곳이 어디든, 언제 떠나든 나를 향하여 난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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