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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믜 Mar 21. 2017

혼자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플래너 만들기

장-단기 프로젝트 진행률과 일일 체크리스트를 한눈에 담는 플래너


작년부터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했고, 동시에 개인 프로젝트도 진행을 하게 되면서 프로젝트 관리에 문제가 생겼었다. 각 프로젝트마다 해야 할 일들이 있었는데 하나를 신경 쓰면 다른 하나를 잊어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적어놨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은 아니었기에 미뤄두면 결국 계속해야 할 일로 남아서 나를 괴롭혔다. 평소 체크리스트를 사용했는데, 매일/주간 할 일을 미리 계획하고 얼마나 완료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체크리스트를 유지하고 싶었다. 하지만 단기간만 신경을 쓰니 전체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흐르는데 각 프로젝트마다 진도가 얼마나 나갔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 답답함도 쌓였다. 시간은 흘렀는데 성취도가 보이지 않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디지털 툴도 시도해봤지만 

버튼을 타이핑하는 게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만큼 편하지 않았다

근미래에 해야 할 아이디어를 기록해놓고 계획으로 옮기기가 어려웠다

스크린 안에서 여러 뷰를 동시에 띄워놓고 보기가 어려웠다

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니지 않는다는 점, 와이파이 지역에 항상 있지 않다는 점이 플래너 접근에 제약을 주었다.

손으로 글씨를 쓸 때 머릿속에 더 잘 남고 정리가 잘 되었다.


결국 고민 끝에 나만의 플래너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새 플래너의 목표는 아래와 같다.


1. 작거나 가벼워서 언제든 들고 다니기 편할 것

2. 일일 체크리스트와 프로젝트 진행 정도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것

3. 능동적인 시간관리를 위해 일정과 체크리스트를 함께 관리할 수 있을 것

4. 미리 계획을 세울 수도 있고, 일을 마친 후 지난 일을 점검할 수 있을 것




플래너 구성


이 플래너의 핵심은 위-아래 2단 구성이다. 상단은 프로젝트 진행률, 하단은 일일 체크리스트+스케줄러다. 프로젝트 진행 정도는 가로로 긴 바타입의 그래프처럼 표현하면 좋을 것 같았다. 단 프로젝트마다 속도도 다르고 태스크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에 날짜를 고정하지 않고 적당한 시간의 흐름대로 블록을 연결하는 구성으로 해보았다.

간단히 구성해 본 플래너. 회색상자 상단이 프로젝트 진행란, 하단이 일일 체크리스트다.


일정 계획

- 상단에 프로젝트 별 태스크를 기입한다. 위 이미지에서 한 블록이 태스크 하나다. 태스크를 수행할 때마다 블록이 오른쪽에 추가된다.

- 상단은 Input / Output의 개념을 사용했다. Input은 나의 성장을 위해 주입하는 요소들(강의 수강, 뉴스 기사 읽기 등)이고 Output은 내가 가진 것을 배출하는 요소들(본업, 개인작업 등)을 의미한다. 이렇게 한 이유는 일 뿐만 아니라 배움에 드는 시간도 가치 있게 책정하기 위해서다. 위에서는 Output을 Project A, B, C로 기입했다.

- 상단에서 넣었던 태스크를 하단에 옮겨 적는다. 시간이 걸리는 태스크는 여러 날에 넣는다.

-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스케줄(미팅 등)도 하단에 적되, 시간을 고려하여 간격을 두고 기입한다.


일정 점검

- 일일점검은 체크박스에 기호를 사용한다.

- 주간점검컬러를 사용한다. 체크리스트의 태스크마다 색을 넣어 그 주에 어느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지 확인한다. 





플래너 작성방법


위의 구성에 예시를 순서대로 넣어보았다.

1. 상단에 프로젝트 별 태스크를 기입한다.


2. 하단에 그 주의 목표와 스케줄을 시간대 별로 기입한다.


3. 하단의 빈 칸에 목표한 태스크를 넣는다. 태스크 당 소요시간을 고려하여 여러 날에 배치하기도 한다.


4. 일일점검 - 체크박스를 채운다. 실제 수행한 날짜를 상단에 기입한다.


5. 주간점검 - 컬러로 상단에서 '완료'한 태스크에 박스를 그린다. 하부에도 완료한 태스크와 관련 일정에 박스를 만들어 시각적으로 어떤 일에 얼마나 시간을 썼는지 확인한다.




플래너 만들기


노트의 사이즈와 두께, 줄 간격 등을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MUJI에서 나오는 B5 재생 줄 노트 (25.2x17.9cm, 1800원)를 선택했다. 나는 어딜 가도 공책 크기 이상의 가방을 갖고 다니기 때문에 B5 정도 크기는 부담되지 않았다. 

이 노트는 줄이 좌우 종이 끝까지 있어서 내부 구성에 최적이었다. 상단의 태스크 바가 한 페이지에서 끊어져도 다음페이지의 같은 줄에 이어서 쓰면 마치 한 줄로 이어지는 느낌이 든다. 하단 역시 같은 크기로 분할하기 좋았다.

약 3mm 두께에 총 30장, 60페이지다. 맨앞, 맨뒷페이지 빼고 주간목표란을 빼면 203일이 들어간다. 즉 365일 1년짜리 플래너를 하기엔 좀 부족한데, 나는 무겁게 들고 다니고 싶지 않았고, 쓰다가 디자인을 바꾸고 싶을까 봐 그냥 반 년 정도를 생각하고 시작했다. 

각 페이지마다 총 38개의 줄이 있었다.

나는 이전에 쓰던 체크리스트를 참고해서 필요한 줄 수를 계산한 후 자를 곳을 표시했다. 나는 위 20줄/아래 18줄로 나누었다. 


집게로 자를 종이를 고정시키면 자르면서 비뚤어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자를 대고 커터칼로 선을 따라 잘랐다. 커버를 자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쨘.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니 노트가 위아래로 나뉘었다. 

잘리지 않은 페이지를 두고 싶다면 그 부분을 남기고 나머지만 계획해서 자른다.

이제 일일 스케줄러를 만들기 위해 아랫부분을 두 번 접어서 4 등분했다.

완성된 플래너. 상단은 연속적인 가로 노트가 되었고, 하단은 8등분된 일일체크리스트다. 위처럼 양쪽으로 펼친 모양이 한 주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된다. (첫 쪽부터 시작하면 반밖에 안되므로 꼭 펼친 두번째 쪽부터 시작한다) 맨 왼칸을 주간목표란으로 두고, 7일을 차례로 채운다.


접어서 노트가 울퉁불퉁해 보이는 게 싫다면 간격을 재서 직접 선을 그을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귀찮으므로 접었다. 접으면 한 번에 두 페이지가 접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매주 날짜를 직접 기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나는 이걸 일종의 힐링(?)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뇌를 쉬게 하는데 최적이다. 하단을 접고, 새 날짜를 쓰고, 컬러링을 하는 시간을 휴식시간으로 삼는다.





실제 사용 후기


위 계획대로 만들고 4개월째 사용 중인 노트를 흐릿하게 공개한다! (보안을 위해 글씨 색을 흐리게 변경했더니 좀 이상하게 보인다;)

- 프로젝트마다 컬러로 표기하려면 컬러펜을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에 기본적으로 검정펜을 사용했고, 점검은 집에서 색연필로 했다. 사인펜을 써봤는데 뒷장에 비쳐서 별로였다.

- 컬러 유무로 계획량과 완료량을 쉽게 비교할 수 있었다.

- 태스크 옆에 기입한 날짜 덕분에 각 프로젝트마다 언제 어느 태스크를 했는지 쉽게 점검할 수 있었다.

- 컬러코딩을 해 두었더니 매주 내가 어느 프로젝트에 시간을 많이 보냈는지 한 눈에 보였다. 하단에 박스를 그리기에 좀 복잡해보여서 밑줄만 그었다.

- 집안일+친목활동은 여기에 넣지 않으려 했지만 은근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부분이라 하단에만 기록하기 시작했다. 하단에서 컬러가 칠해지지 않은 대부분의 태스크는 집안일 이었다....집안일 고 투 더 헬



사용하다 보니 더 장기적 스케일의 Milestone이 필요했다. 그래서 상단의 맨 뒷장을 접어 연간 목표와 일정을 넣었다. 이 부분은 한 페이지당 두 달을 넣었다. 고정된 일정은 색연필과 펜으로 기입하고, 유동적인 일정이나 목표는 포스트잇을 사용했다. 처음부터 연간 계획란을 맨 앞에 구성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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