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참 애썼다.
아니, 나.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수고 많았다.
정희재 시인의 시를 읽다가
문득 나 자신이 떠올랐다.
견딜 수 없는 걸 견디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가면서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낸 나.
늘 한 발짝 차이로 비껴가는 희망 앞에서
속이 타도록 뛰어다녔던 날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그 희망을 향해 걸어왔지.
정말 괜찮다고,
충분히 잘했다고,
이젠 좀 나를 안아줘야겠다.
이 시가 그러했듯,
나도 내게 말해주고 싶다.
부디,
나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이제 막 시작되기를.
그럴 자격이 충분한 나이기에.
당신 참 애썼다 / 정희재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이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갔지만
끝내 가버리던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좇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