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날씨가 습했다.
거실에 놓인 제습기는 아침이면 어김없이 ‘Hi’ 상태다.
몸이 묵직하다. 무릎이 시큰하고, 손목도 은근히 욱신거린다.
그러고 보니 매년 이맘때면 꼭 그렇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걷는 것도, 앉아 있는 것도 불편해진다.
습한 날이면, 모든 세포의 구멍이 열리는지
온구멍으로 바람이 들듯 시리다.
그러다 오늘 아침, 괜히 한숨이 나왔다.
“아, 또 시작이구나…”
이 통증은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둘째를 낳고부터였는지, 아니면 첫째를 낳고부터였는지…
이젠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는다.
걸어도 불편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불편하다.
온몸이 ‘무겁다’는 표현이 너무 실감 나게 다가오는 날들.
나는 그런 날이면 조용히 무릎을 쓰다듬는다.
하지만 통증은 잠깐 가라앉았다가, 다시 슬그머니 돌아온다.
몸조리를 제대로 못 한 대가라고들 한다.
“애 낳고 몸 잘못 쓰면 평생 간다니까.”
다들 말은 쉽다.
아이를 낳는 순간, 나는 단지 엄마가 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몸을 갈아 넣은 존재가 되었다.
그날부터 내 몸은 내 것이 아닌 채로, 수면 부족, 자세 불균형, 반복되는 안기와 업기 속에서 조금씩 망가져갔다.
궂은 날씨에 먼저 반응하는 내 몸은 어쩌면 그 시절의 흔적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벌써 20년도 더 되었는데, 내 몸은 아직도 그날들을 기억하고 있다.
아이들은 자라서 훌쩍 커버렸지만, 내 몸은 아직 그날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
그 무렵의 비, 그 무렵의 무게, 그 무렵의 나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엄마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닌 듯하다.
누군가는 가볍게 말하지만,
나는 안다. 엄마라는 이름은 내가 얼마나 나를 덜 돌보았는지로 증명되는 이름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