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雨中) 모놀로그
한결
그리움은
가슴 속 깊이 꼭꼭 숨겨 두어도
소나기처럼
불쑥 찾아오기도하고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한다
보고픔이
참을 수 없는 간절함으로
거센 비 되어 퍼부을 때
그저 빗방울에 담겨있는
셀 수없는 추억들을
온 몸이 시리도록 맞을 수밖에 없는 날
주인없는 빈집을 홀로 지키며
우뚝 솟아 있는 솟대처럼
먼 곳만 응시하다
흩어지는 빗방울의 파편과
외로움으로 적셔진 꽃잎에
슬픈 마음을 묻는다
빗속을 우산없이 걷다보면
흠뻑 젖은 마음을 만나고
몸에 쩍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셔츠처럼
끈질긴 추억도 만나고
혼자 자꾸만 되뇌이는 한숨소리가
빗 속을 가르는 순간
저기 저만치 점점 사라져가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여행이 앞을 가로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