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칼럼36(영미 문학)

캐서린 맨스필드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영원한 젊음은 없다'

by 한결

[문학칼럼]캐서린 맨스필드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영원한 젊음은 없다'

민병식


저자인 캐서린 맨스필드(Katherine Mansfield 1888~1923)는 뉴질랜드 태생 영국의 소설가로 단편소설의 거장으로서 매우 시적이며 독특한 산문 문체를 발전시켰으며 단편소설이 문학의 한 장르로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캐서린 맨스필드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용한 모더니즘계열의 단편소설인 'Miss Brill'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직후에 쓰여졌다. 이 시기는 젊은 사회인들이 춤, 음주, 사치스러운 복장, 과도한 파티 등을 이유로 전통적 도덕성을 거부하기 시작했던 시기이기도 하고, 이로하여 지칠대로 지친 노인과 기세등등한 젊은이들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한다.


또한,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여성의 능력이 그들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지는지의 지표가 되었던 시기이기도 했는데. 소위spinster(노처녀)

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졌다. 맨스필드는 그러한 여성들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 작품에서 브릴 양의 미혼상태와 나이를 이용한다.


안 듣는 척하면서 귀를 기울이는 것, 그런 식으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삶에 잠시 동안 함께하는’ 미스 브릴' 그녀는 일요일 공원 산책을 낙으로 삼는 할머니다. 공원은 무대이고, 사람들은 각자 자기 역할을 하는 배우다. 미스 브릴의 근처에 젊은 연인이 와 앉았다


“안 돼, 지금은 싫어. 여기선 안 돼.”


“왜? 저쪽에 앉은 할망구 때문에? 도대체 왜 나와 있는 거지? 누가 보고 싶어한다고, 집구석에나 틀어박혀 있을 것이지왜 쭈글쭈글한 얼굴을 내밀고 돌아다니는지.”


청년이 말했다.


“모피가 아주 멋들어진데. 꼭 생선튀김 같아.”

아가씨가 낄낄거렸다.

“어서 꺼져버리지!”


청년이 성난 듯한 음성으로 소리 죽여 말했다. 그러고는 아가씨를 달랬다.

"어서 말해봐"

"우리 예쁜이"


미스 브릴은 집에 가는 길에 보통 빵집에 들러 허니케이크를 한 쪽 산다. 그게 일요일의 특식이었다. 오늘은 빵집을 그냥 지나쳐 계단을 올라가 어두컴컴한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마치 벽장 같은 자기 방에 들어서서 붉은 솜털이불 위에 주저앉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모피가 들어 있던 상자가 침대 위에 있었다. 미스 브릴은 목도리를 재빨리 풀었다. 얼른, 쳐다보지도 않고 상자 안에 넣었다. 뚜껑을 닫을 때 어떤 울음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절은 남녀에게 미스 브릴은 주름살 쪼글쪼글한 할머니일 뿐이었다. 그 할머니가 한때는 ‘우리 예쁜이’였을 수도 있다는 것, 지금 자기의 애를 달게 하는 ‘우리 예쁜이’가 언젠가 그런 할머니가 되리라는 걸 상상하지 못하는 젊음의 무자비함은 결국, 미스 브릴의 일요일 특식인 허니케이크마저 빼앗고 말았다.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다른 사람 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최근 우리나라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쟁을 치루고, 전 후 망가진 폐허속에서 나라를 재건한 것은 기성세대이며 그 어느 시대보다 어려움을 겪고 이겨낸 세대였지만 젊음은 그들을 무시한다. 꼰대니 틀딱이니 하는 말로 비꼬면서 말이다. 영원한 젊음은 없다. 생각이 바른 사람일수록 어른들에 대한 예우를 지킬 것이다.

사진 네이버(위 배경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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