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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 직장러 Dec 30. 2021

연봉 협상과 신분 조회

언제쯤 내 몸값을 내가 결정할 수 있을까?

 홍콩에서 최종 인터뷰를 보고 온 후 Janny와 Follow-up call을 진행하였다. 최종 면접 진행 과정, 질문, 분위기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비행기표 호텔 등에 대한 정산에 대한 가이드도 받았다. 그리고 합격 여부가 정해지지는 않았었지만 한국에서의 현재 연봉 및 인센티브 정보(세전&세후)를 요청하여 해당 부분에 대한 정보도 전달해 주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합격을 축하한다는 연락과 함께 TC(Total Compensation) offer를 받았다. 정말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날아갈 것 같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빠르게 현실로 돌아와 연봉협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Search)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는 하나의 수단이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국내에서도 몇 번의 이직을 통한 연봉 협상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우에는 처음 offer를 받고 바로 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이유는 1) 홍콩과 한국의 세금 구조가 다르고 2) 현지 생활 물가(월세, 교통비, 식대 등)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3) 필자의 경력과 직급에서 적정한 수준의 연봉인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커리어로는 너무 좋은 기회지만 금전적 손해를 보면서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며칠간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인터넷에서 정보를 긁어모은 결과 1)번 항목은 오히려 명확했다. 홍콩의 경우에는 소득과 무관하게 세금이 최대 17% 미만이며, 소득세 이외에 따로 부과되는 것은 없었다. 2)번의 경우에는 누구나 알다시피 홍콩의 집값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어느 집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지만 대략적으로 계산이 가능했다. 3)번의 경우에는 홍콩에서 근무하는 지인들을 통해서도 문의를 하였고, Kelly service, Michealpage 등의 'Hong Kong Salary Guide report'를 통해 대략적인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 by 회사, 직급 by 직급이기 때문에 원하는 수준의 정보를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평균 정도보다 아주 약간 높은 수준으로 제안을 받았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였고, Total Salary는 하기의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Total Compensation = Base Salary + Target Bonus + RSU + Relocation Benefit(One-time)]

- Base Salay: 기본급

- Target Bonus  : 인센티브 (1년에 1회 지급)

- RSU : Restricted Stock Unit,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

- Relocation Benefit : 이주 비용 (홍콩 → 한국 Only)


 기본급과 인센티브의 경우에는 한국과 동일하였기 때문에 크게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고,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주식(Stock) 관련 부분이었다. 스톡옵션(Stock Option)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현재 회사의 경우에는 스톡옵션이 아닌 RSU(Restricted Stock Unit,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활용되지는 않는 제도(한화 그룹이 얼마 전에 국내 기업 중에는 최초로 도입했다고 한다. '(주)한화, 임원에게 주식으로 성과급 준다... RSU 도입' http://www.newspim.com/news/view/20200212001442, 출처 : 뉴스핌 2020.02.12)이지만 미국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테크 회사에서 스톡 옵션 대신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인기 있는 성과 보상 방법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RSU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추가 설명을 덧 붙이자면 스톡 옵션은 1000주를 각 $10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고, RSU는 주식의 숫자'가 아닌 '금액'으로 계약서를 전달을 먼저 받게 된다. 한 달 뒤, 30일간의 '평균 주식 가격 / 총 RSU 금액'으로 계산되어 '주식수'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1달 전의 평균 주식 거래 가격이 $10이고 20000달러를 받기로 되어있다면 2000주의 RSU를 받게 되는 것이었다. 그 후에는 입사 시점으로부터 4년간 나누어서 수령하게 되는 구조였다. 즉 입사 후 정식으로 RSU grant를 받은 시점으로 1년(365일) 뒤에 25%가 나의 계좌로 Vesting 되고 바로 권한 행사(매도 or 보유)를 할 수 있다. 나머지 75%는 3년에 걸쳐서 균등하게 수령이 된다. (회사마다 년간 distribution 비율은 다름). 개인적으로는 주식의 가격이 올라갈 경우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고 (가격이 하락하게 될 경우 매도를 하면 손해를 입는 구조이지만) 직원들이 회사를 같이 성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장기근속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Google Search)

 마지막으로 Relocation에 관련한 부분인데 사실 과거에는 해외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집, 국제 학교 등 많은 부분들을 회사에서 Expat package (국외거주자)라는 이름으로 지원해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산업군과 관계없이)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해당 종류의 지원을 많이 줄인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주재원과 같이 내부에서 이동을 하는 경우에는 지원이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지지만 필자와 같이 외부 인력에 대해서는 더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정말 뛰어난 인재이거나 고위 임원급이어서 회사에서 모셔 가는 경우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필자는 Expat package는 아니었으며 한국-홍콩 편도 항공권, 한국-홍콩 편도 수화물 지원, Temporary aprtment (2개월), Visa 발급 지원 등에 대해서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내용들로 구성된 Relocation package의 혜택을 받았다. 그리고  2년 이내에 퇴사 시에는 해당 비용에 대해서 필자가 부담한다는 내용도 근로 계약서에 포함되어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부분은 근로 계약서의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국내 및 외국계 기업 포함 5번 이상의 이직을 통해 근로 계약서를 작성해보았지만 홍콩에서 작성한 것과 같이 세부적인 내용을 전부 포함한 근로 계약서는 본 기억이 없었다. 총 16장이 이었는데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의 회사 취업 규칙에 포함되어야 할 만한 내용들이 전부 명시가 되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영어로 작성되어 있다 보니 필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을까 봐 꼼꼼하게 확인하기도 하였지만 우선 양이 너무 많아서 적지 않게 당황했었다.


  최종 단계는 신분 조회였다. 이를 위하여 굉장히 많은 서류와 함께 서명을 하였다. 그 내용인즉슨, 학력 조회, 범죄 사실 조회, SNS 활동 조회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조회를 진행하고 만약 결격사유가 발생 시에는 합격을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서명해서 서류를 전달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게 있었나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게 조회 과정을 진행하였고 단계별 진행상황도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Janny로부터 홍콩-중국, 미국 관련 정치적인 의견에 관하여 SNS는 자제할 것을 전달 받을 정도 였다. 다행히도(?) 무사히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고 꿈에 그리던 입사와 홍콩으로 이주 준비를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Search)

 마지막으로 해외 포지션에 지원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지원 시에 '법적으로 지원 국가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느냐' 혹은 '비자 후원이 필요하냐'의 답변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에서 본다면 기업 입장에서 외국인 지원자를 채용하는 것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며, 자가격리 및 가족들과 떨어져서 지내는 것이 근무를 지속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향후 외국인 채용을 소극적으로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종 코로나 초강수대응…문 잠그는 지구촌, 정부도 단기비자 발급 중단 http://www.namd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58469)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은 없기 때문에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지원자들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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