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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hanist Apr 21. 2016

벚꽃 말고,

   언제부터 길거리에 이렇게 벚꽃이 많아졌나.


   지역마다 시차는 조금 있지만 벚꽃놀이는 겨울방학이 끝나고 솔로들의 눈치전쟁을 이겨낸 선택된 자들만이 다녀올 수 있는 그런 여행이었고,  "차태워줄께 우리 벚꽃보러 갈래??"하며 물어오던 오빠의 마음은 '멀고 사람도 많아 북적거리지만, 벚꽃으로 너와의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솔로를 탈출해보겠어!'라는 제법 의미심장한 고백의 준비단계였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오빠의 마음을 알았는지 길거리 마다 벚꽃을 심어뒀다. 한국은 1988년에 지방자치법을 개정했고, '91년 본격적으로 지방의회를 구성했다. 강산이 두번 변할 기간동안 어떻하면 사람이 많이 오는 지방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공무원들은 모든 가로수를 벚꽃나무로 갈아심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운전하다보면 지천에 벚꽃잎이 흩날리고 몰랐던 벚꽃길이 매년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뿐만아니라 음료, 신발, 향수, 로션, 텀블러까지 '체리블러썸'이라는 이름으로 몰아부치는 벚꽃잎 폭풍앞에서 "몽땅 망해라~"하고 외치는 '10센치'는 왠지 반갑다.


   집앞에 분홍꽃 진달래가 피었다. 오빠의 마음은 잊고 진달래 따먹던 어릴적 기억이 떠올라 괜히 기분이 좋다.



  그러서 벚꽃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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