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작년과는 달랐던 경험 중 하나가 있다면, 조회수가 확실히 늘기는 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유명한 브런치 작가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겠지만,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늘었다는 것은 저에겐 무척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적은 글 중에는 조회수가 5,000이 넘었던 글이 두 편 정도 있었는데요, 그 덕분에 저는 브런치에서 글에 대한 조회수가 1,000을 넘을 때마다 알림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내용이 훌륭해서라기보단 제목이 많은 분들에게 관심 있는 주제였기에 높은 조회수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조회수가 5천을 넘다니, 신기하면서도 꽤 설레는 기분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분들은 제 글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혹시나 오타나 비문이 많지는 않았는지 기대와 걱정이 함께 들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저의 글을 읽어주셨다는 데서 느껴지는 기분은 설레고 좋았습니다.
다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요, 저의 괜한 걱정일 수 있겠지만 만약 유명해지는 것과 유명하지 않게 되는 길을 제가 선택할 수 있다면, 지금의 저는 유명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으레 하는 겸손과 예의 때문은 아닙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지금의 저는 더 솔직하게 자신의 내면에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궁금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에 대한 생각들을 되도록이면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갖고 있는 편입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글을 적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는 과거에 제가 적었던 글을 볼 때마다 지울까 말까를 고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글을 통해 적은 제 생각을 읽어볼 때면 제가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몇 가지 특징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었고, 대체로 그런 내용들은 제가 단점으로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끄러워서 글을 지우거나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까진 제가 적은 글을 지운 적은 없습니다. 그 부끄러운 모습조차도, 그리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글쓴이인 저는 단박에 알 수 있는 글에 섞인 과장 혹은 꾸며낸 것에 가까운 생각들조차 저의 진짜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막상 지우려고 하니 제가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아직까진 더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기엔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의 제 생각을 글로 담아내기 위해선 일단 유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제게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작업환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역시 외롭고 쓸쓸한 일이기에, 저는 지금 정도만큼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보여줘도 괜찮을 만큼 좋은 분들에게 저의 일기장이 공유되는 기분이지만, 약간은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