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런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웃는 하이에나와 ‘내면의 자유’에 대하여

by 아침햇살

가족들이 완고한 할아버지를 모시고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낯설고 복잡한 도시 속에서도 할아버지는 금세 도시생활에 친숙해졌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 반짝이는 불빛, 끝없이 흘러가는 자동차의 행렬—모든 것이 신기했다.


어느 날 손자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센트럴파크의 동물원에 갔다. 코끼리, 사자, 원숭이… 할아버지에게 익숙한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웃고 있는 하이에나 앞에서 할아버지는 걸음을 멈췄다.

“얘야, 나는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웃는 동물은 본 적이 없구나.”
손자는 안내원에게 다가가 물었다. “우리 할아버지가 웃는 하이에나를 처음 보셨대요. 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안내원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놈은 하루에 한 번 먹이를 먹고, 일주일에 한 번 목욕을 하며, 일 년에 한 번 짝을 짓습니다.”
손자가 통역을 마치자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할아버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러면 하루에 한 번 먹고, 일주일에 한 번 씻고, 일 년에 한 번 사랑을 하는 건데… 어찌하여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단 말이냐?”


이 말에는 오래된 세대의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이 숨어 있다. 인간은 풍요 속에서도 웃음을 잃어버리는데, 어떻게 결핍 속의 하이에나는 그렇게 웃을 수 있을까?


결핍 속의 만족, 만족 속의 결핍


오늘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하며 산다. 더 좋은 집, 더 나은 직장, 더 높은 위치. 그러나 마음의 공복은 채워질 줄 모른다. 풍요의 시대지만, 밤마다 공허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쾌락은 많아졌지만, 만족은 사라졌다.


반대로 하이에나는 결핍의 존재다. 하루에 한 번 먹고, 일주일에 한 번 목욕하며, 일 년에 한 번 사랑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자연의 리듬’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 안에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에나의 웃음은 환경이 아니라 ‘존재의 수용’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간의 불행은 종종 비교에서 시작된다. “나는 왜 저 사람처럼 못 살까?” “왜 내 인생은 이 정도일까?” 그러나 하이에나는 비교하지 않는다. 하이에나는 지금 이 순간의 공기, 한 모금의 물, 한 점의 고기를 감사히 여긴다. 우리의 마음이 고요를 잃는 이유는, 외부의 결핍보다 내부의 갈증이 크기 때문이다.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상태다


할아버지의 질문은 결국 우리에게 되묻는다. “너는 얼마나 자주 웃고 있느냐?”


하이에나가 하루에 한 번뿐인 먹이를 기다리며 웃는 이유는 단순하다. 기다림 자체가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하이에나는 그 리듬을 거슬러 살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축복을 ‘당연하게’ 여기고, 조금의 불편함에도 짜증을 낸다. 그러면서도 더 많은 즐거움을 찾아 헤맨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웃음은 우리에게서 멀어진다.


행복은 외부의 상황이 아니라, 내부의 상태다. 마음이 고요하면 환경이 흔들려도 웃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흔들리면 황금의 성에서도 평화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하이에나의 웃음은 ‘조건부 웃음’이 아니라 ‘존재의 웃음’이다. 하이에나는 살아 있음 자체로 웃는다. 인간은 조건이 갖춰져야 웃지만, 진정한 성숙은 조건이 사라져도 웃을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지혜


현대인은 편리함을 얻는 대신, 마음의 여백을 잃어버렸다. 스마트폰과 정보, 관계와 경쟁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극의 노예가 되었다. 그러나 진짜 영성은 ‘조용한 충만’의 상태다. 먹을 게 없어도 감사하고, 사랑이 드물어도 미소 짓는 마음. 그것이 바로 하이에나의 웃음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르침이다.


할아버지는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미소를 지었다.
“아마 그 녀석은 삶을 잘 아는 거야. 웃을 이유를 찾는 게 아니라, 웃으며 이유를 만들어가는 거지.”
손자는 그때 할아버지의 얼굴에서 이상한 평안을 보았다. 마치 오랜 세월의 무게가 한순간 가벼워진 듯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먹고, 일하고, 사랑하며, 그 모든 틈 사이에서 ‘웃음’으로 삶을 완성하는 존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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