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건 결국 모르는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아무리 실제로 그 일을 하고 있어도 남에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건 마치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무의식적인 습관이 되었을 수도 있고, 뒤에서 다른 사람들이 대신 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준비된 대답을 자동응답기처럼 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열심히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팀보다 더 나은 개인은 있을 수 없어요.” BTS의 슈가가 말했다. 회사도 팀이고, 친구 관계도 팀이고, 부부도 팀이다. 넓게는 나라도 팀이고, 세계도 팀이고, 심지어 가장 작은 단위인 나와 나 자신도 팀이다. 내가 일을 혼자서 다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나는 팀의 구성원이 아닌 개인이 된다. 코끼리의 코를 만져보고 나 혼자 아는 척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모든 일은 사람들이 모여 코끼리를 만들 때 일어난다.
코끼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왜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왜 회사와 시스템이 이런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고, 왜 지금은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돕고 싶다거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거나, 왜 라는 질문 끝에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진짜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돈을 벌겠다는 이유라도 있어야 한다. 이걸 왜 해야 하냐는 질문에 매출이 늘어나고 몇퍼센트의 순이익이 남을 수 있을거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이 목표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랑 일하면 속이 터져버리고 말겠지만.
코만 만지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함께 코끼리를 만드는 일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