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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ho Apr 18. 2024

내가 일을 좋아하는 이유

나는 노동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몸과 머리를 써서 일했고, 일하는 시간의 비율이 적어지기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지금의 나는 일하는 시간을 아주 좋아하고, 일이 나에게 안겨주는 나름대로의 결과를 기꺼이 반기고 있다.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고통스럽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할 수 있다는 만트라의 기분으로 일하고 있다.


계약을 따내거나 매출이 오를 때 일의 기쁨을 느낀다. 계약을 실패하거나 매출이 떨어졌을 때는 일의 슬픔을 느낀다. 그렇지만 계약과 매출 모두 부수적인 일의 기쁨과 슬픔이다. 내가 일하는 시간을 아주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가 다 함께 목적지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면 좋을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결정이 나면 최선을 다해서 달려간다. 방해가 되는 일이 나타나면 각자의 방법을 동원해 해결한다. 그렇게 함께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렇게 도착한 목적지가 흔히 말하는 성공의 결과물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패한다. 목표 지점이 처음과 달라지는 경우도 부지기수고, 땅을 파보면 보물 상자는 이미 비어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가끔은 상상하지도 못한 목적지가 나타난다. 혼자라면 시도도 할 수 없었을 신대륙에 도착해 있다. 우리의 도착을 축하하며 다음 목적지에도 같이 가자고 말하는 기쁨을 나는 아주 좋아한다. 요즘은 이런 마음으로 일을 좋아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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