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온 편지

오늘은


오~마이가~~~~


라는 이야기.



2025년 12월, 도쿄 출장 일정에 맞춰 부모님 댁에서 이틀 정도 머물게 되었다.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머니: 우리나라에서 편지가 왔어.


어머니가 말하는 우리 나라는, 여권에 기제되어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한을 말한다.

조선학교를 다닌 재일교포는 북한을 "우리 나라"락도 하는 경우가 많다.

저 역시, 북한에 갔던 추억이랑 거기에 있는 이모의 이야기를 할때는 북한을 "우리 나라"라고 부른다. 이거 거의 습관이니까 용서해 주시길 바란다.

반면, 한국을 "우리 나라"라고 배운 적이 없고 생활해 본 적도 없길래, 아무래도 한국을 "우리 나라"라고 부를 수 도 없다.


근데, 2025년, 이 시점에 북한에서 편지라니!?


나: 에~~~~~~~~~~~?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
어머니: 요즘 우리 학교(*) 아이들 수학여행으로 갈 수 있잖아. 그래서 오사카의 어떤 학생이 거기 가서 친척을 만났는데, 그 친척이 “이 편지를 일본에 있는 이 주소 사람에게 꼭 보내달라”고 부탁했대. 그 학생의 친척이랑 네 이모가 같은 단지에 산다더라. 그래서…

나: 뭐야!!! 진짜야???


우리학교 = 조선학교


우리 어머니와 이모가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건 코로나 이전이었다.
전화는커녕 편지조차 주고받을 수 없게 되었고,
살아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채로 몇 년이 흘렀다.


그런데, 바로 이 편지였다.

편지 속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저의 어머니), ▲▲(저의 외삼촌. 이모에게는 남동생)은 모두 잘 지내고 있나요.
일본에서 살던 시절이 너무나도 그립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졌다.

몇 년 전 심부전으로 돌아가신 외삼촌... 이모는 아직도 자기 남동생의 죽음을 모르고 있구나...


아무 말을 할 수 없었고, 그대신 눈물만이 줄줄 흘렀다.


북한에 가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힘들었어도 일본에서 가족 모두 함께 살 수 있었을 텐데.

아니, 북한에서 남편을 만나고, 가정을 꾸려, 이모 나름으로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지만..


그래도, 역시 북한과 총련때문에 이모의 인생이 망했다.

정말 너무 잔인하다.



어머니 : 내년, 북한에 갈 생각이 있어

저: 갈 수 있어!?!?

어머니: 그래

저 : 참 나도 가고 싶은데?

어머니 : 너는 오지마. 북한에 입국하면, 추후 한국에 못갈 수 도 있어. 넌 한국 회사 일도 하잖아.

저 : 오~마이가~~~~

어머니 : ■■가, 둘 째 딸이 설맞이 공연에 참가한다고 해서, 북한에 함께 가려도 해서 중국까지는 갔었는데, 맞딸이 이번 3월 부터 한국에 유학가니까, 맞딸을 위해서도 북한에 안가는게 좋다는결론이 되어서,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하는 비행기에 못탔대.

저 : 오~마이가~~~~오~마이가~~~~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니까 이것 저것 정보양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진짜인지 가짜인지 잘 모르는 이야기도 많이 들으면서 북한에 계시는 이모를 이번 생애서 다시 한번 만날 기회가 있는지,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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