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것도 존중하자
“싫존주의”라는 말은 “싫어하는 것도 존중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표현은 자유롭게 하지만, 싫어하는 감정은 억누르거나 숨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싫존주의는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생겨난 새로운 태도로, 각자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싫존주의의 일상적 사례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저녁 모임을 가지게 되면서 메뉴를 고른 적이 있다. 한 친구가 자신은 해산물을 싫어한다고 솔직히 말했지만, 다른 친구는 "왜 그걸 싫어해? 맛있기만 하고만"이라며 의아해했다.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졌고, 해산물을 싫어하는 친구는 조용히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경험은 싫존주의가 왜 중요한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누군가의 기호나 감정은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고유한 경험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경험을 사례로 들자면, SNS에서 특정 영화에 대한 리뷰를 보던 중, 한 사용자가 "이 영화가 별로였어요"라고 솔직히 쓴 글이 눈에 띈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아래에는 "이걸 별로라고 하는 건 감성이 없는 거야"라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런 반응은 상대방의 감정을 무시하고,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싫존주의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싫존주의는 개인의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한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인간은 단순히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 대우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우리가 타인의 감정과 선호를 존중해야 한다는 윤리적 기준을 제시한다. 싫존주의는 이러한 철학적 기초 위에서 각자의 싫음을 하나의 목적 자체로 인정하며, 그것을 존중하려는 태도다.
또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가 각자의 선택과 감정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싫존주의는 이 자유와 책임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포함한다. 즉, 싫존주의는 타인의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그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다원성과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동질성을 요구하는 압박도 강하다. 우리는 종종 다수의 의견이나 트렌드에 동조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그러나 싫존주의는 이러한 압력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존중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가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것을 비난하거나 의아해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
싫존주의는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소통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기여한다. 대화에서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싫어하는 점을 무시하거나, 그것을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싫존주의는 이러한 태도를 지양하고, 상대방의 의견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강조한다. 이는 개인 간의 신뢰와 공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싫존주의는 개인의 심리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억눌린 감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진정한 수용은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촉진한다"라고 말했다. 싫존주의는 타인의 감정을 수용하며, 더 나아가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싫존주의는 갈등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상대방의 싫어하는 점을 존중하면, 불필요한 논쟁이나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특정한 음식이나 장소를 싫어한다고 말했을 때, 그 의견을 존중하면 대화를 더 원활하게 있어갈 수 있다.
싫존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의 감정을 판단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감정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려 하거나, 자신의 관점에서 그것을 부정하려 한다. 하지만 싫존주의는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또한, 싫존주의는 소통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상대방의 싫어하는 점에 대해 "왜?"라고 묻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다"며 공감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는 동시에, 더 깊은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싫존주의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강조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싫존주의는 단순히 싫어하는 감정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태도를 상징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선호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설득이나 논리로 바꿀 수 없는 고유한 것이다. 싫존주의는 이런 고유함을 인정하며, 더 나은 소통과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오늘도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각자의 싫어하는 점과 마주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싫존주의를 실천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길 바란다. 싫존주의는 단순한 말 그 이상으로, 우리의 삶과 관계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