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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기 Jun 24. 2023

"권 대표님, 원고 마감을 못 지킬 것 같아요."

베스트셀러 소설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출간 비하인드 스토리


  “권 대표님, 원고 마감을 며칠만 더 미뤄도 될까요?

  “네, 그럼요 작가님. 부담 갖지 마시고 천천히 주세요.” 권 대표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하고 나는 별로 감사하지 않은 투로 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출판 계약서상의 원고 마감일은 2월 1일이었습니다. 2월은 고사하고 3월을 넘기고 4월도 월말이 되어 이미 봄이 한창 깊어질 무렵까지, 나는 아직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의 원고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엔 나름의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원고에서 ‘미흡한 부분’이 자꾸만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수백 번은 더 읽고 또 읽으며 문장을 다듬고 앞뒤 문맥을 확인하고 각 장의 유기적인 연계성을 확인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내 눈에 성이 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계속 수정하고 다시 쓰고를 반복했습니다.

  원고마감과 출간 예정일은 그렇게 계속 미뤄졌고, 결국 6월 초중순이 되어서야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출간된 최종본의 ‘에필로그’는 막판에 완전히 새롭게 썼는데, 나는 이 긴 이야기의 끝을 이보다 더 잘 맺을 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현재의 내 능력으로는 말이죠)

  

  이렇게 최종원고를 마감한 이후로 저자 확인용 교정지를 받았을 때부터,

  (그전에도 꾸준히 그래왔지만) 나는 대단히 본격적으로 ‘진상’이 되었습니다.


  “대표님, 이 부분 띄어쓰기 해주세요.”, “여기 이 부분은 문장 순서를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 온점은 쉼표로 바꿀게요.” 이런 요청을 교정지가 인쇄소에 들어가기 직전(당일 새벽)까지 한 달 내내 수시로 했습니다.


  책 표지 디자인을 완성해 가는 과정과, 띠지의 문구를 결정할 때도 나는 내 고집을 조금도 굽히지 않고 날을 세워가며 내 의견만을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만약 입장을 바꿔 내가 출판사의 대표였다면 정말이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어이 작가 양반, 거 좀 작작 하시지?”라고 크게 화를 냈을 것 같습니다(랄까, 사실 그렇게까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과정 끝에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가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출간 초기인 지금은 조금 자극적이고 터프한 방식으로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독자들에게 (방식이야 어찌 되었든) 꽤나 어필이 되었고 조금은 화제가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지나치게 가벼운 내용의 소설’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도 더러 계시는 것 같습니다. 미리 읽어봐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모쪼록 오해가 있는 분은 ‘미리 보기’를 통해 책의 본문을 조금이라도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튼, 오늘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 이 책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그리고 “우리 마인드셋의 권민창 대표님과 임직원분들, 말리북스 디자이너님 정말,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입니다. 온 마음을 담아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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