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최유리

by 안선진

https://youtu.be/cu9VVH9cSWc?si=-1lpShnF4Ogv5E6y

난 저기 숲이 돼볼게

너는 자그맣기만 한 언덕 위를

오르며 날 바라볼래

나의 작은 마음 한구석이어도 돼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지나치지 마

날 보아줘

나는 널 들을게

이젠 말해도 돼 날 보며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에는 높은 나무가 있길래

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


난 저기 숲이 돼볼래

나의 옷이 다 눈물에 젖는대도

아 바다라고 했던가

그럼 내 눈물 모두 버릴 수 있나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밀어내지 마

날 네게 둬

나는 내가 보여

난 항상 나를 봐

내가 늘 이래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에는 높은 나무가 있길래

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

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

흘려보내 나를 다 감추면

기억할게 내가

뭍에 나와 있어

그때 난 숲이려나


<생각 한 줌>

누구나 자신의 마음 속에 두 가지 자아가 존재한다.

되고 싶은 나와 현실의 나...

숲이 되고 싶은 나는 현실의 나에게 길을 터 보이고 나를 좀 베어내도 되지만

지나치지 말고 보아달라고 말한다.


숲이 되고 싶은 나는 옆에 있는 높은 나무 때문에 숲이 된 줄 알았지만

사실은 자신이 바다였음을 알게 되고 둘 중 하나라도 분명히 하고 싶다.


나도 사실은 작가가 되고 싶었다.

멋진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생활의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전사가 되었다.


그래도 바다에서 나의 눈물 모아 흘려 보내고

나를 다 감춘다면 그 속에 나를 온전히 빠뜨린다면

어느 순간 나는 뭍에 나와 숲이 되어 있지 않을까.


나도 온전히 나를 빠뜨리고 현실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 어느 순간 분명 내가 그토록 바랐던 내가 되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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