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사람마다 행복에 가까워지는 퍼즐이 있대_드라마 '나미브'
지금껏 나의 드라마시청역사를 가만히 되짚어 보니 그랬다.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앉아 비장하게 1화부터 본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는 것! 어떤 우연이 닿아 드라마의 한 장면을 만나게 되고, 그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시간을 내 두 눈과 마음이 허락하게 되면 이후 그 드라마는 어느새 나에게 성큼 다가와있었다.
2024년 끝자락에 방영된 고현정&려운 주연의 드라마 [나미브]가 그랬다. 화면 속에 차에 함께 타고 있는 수현과 진우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그들의 서사는 잘 모르겠지만 대사들이 귀에 콕하고 박히는데, 호기심이 강점인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이내 궁금해져 버린 거였다.
장기 연습생 진우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매번 데뷔조에서 떨어지는데, 거기다 빚까지 떠안고 방출된다. 이렇게 나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진우를 알아봐 주는 해고된 스타 제작자 수현. 둘은 서로를 믿고 가도 되는지 의심하는 와중에 이런 대화를 나눈다.
진우_
이 일이요.
계속하면 언젠간 행복해지나요?
수현_
사람마다 행복에 가까워지는 퍼즐이 있대.
나는 그 퍼즐이 중간에 한 번 깨진 것 같고..
그래서 지금 다시 맞추려고 노력 중이야.
쉽지가 않아. 쭈그리고 앉아서 실수 만회하는 인생, 힘들어 아주.
너도 쉽지 않아 보여. 그래도 잘 맞춰봐.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어. 결과도 잘 모르겠고..
그래도 열심히 해봐.
나도 열심히 하고 있어.
내가 살포시 골라보는 드라마 나미브 명대사다. 우리는 저마다 행복에 가까워지는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는 기본 설정. 오! 신선했다. 그렇다면 모두들 각자 귀한 그 삶을 한 조각 한 조각 열심히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 퍼즐조각들을 모으고 이어 맞추다 보면 뭔가가 보인다는 건가. 그제야 어렴풋이나마 내가 어떤 것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왔는지 정도를 눈치챌 수 있다는 뜻인 걸까? 수현의 대사를 보면 중간에 퍼즐이 한 번 깨지는 경우도 나와서 말인데, 그렇게 한 번 내지 두 번 아니 수차례 퍼즐판이 속을 뒤집듯 뒤집어 깨질 땐 어떡해야 하는 걸까? 그때마다 쪼그려 앉아 퍼즐조각을 다시 맞춰야 하는 건가? 하긴, 그 또한 내 삶에 대한 정성이고 사랑이겠지. 얼마나 진심이냐에 따라 그 행복퍼즐의 완성도가 가려지리라 생각한다.
내 일상이 어디서부턴가 조금 어그러지고 흐름 따위가 시원찮다 싶을 때, 속으로 가만히 나에게 속삭여주고 싶어졌다. 담담하지만 당찬 기운을 담아 귀에 딱지 생기지 않을 정도로만!
사람마다 행복에 가까워지는 퍼즐이 있대. 잘 맞춰봐!
쉽지도 않고 행복해진단 보장도 없다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봐!
시간이 때론 그래서 참 감사하다. 뒤로 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둘러 가지도 않고 그저 묵묵하게 흘러갈 뿐이니까! 평온한 흐름 속에서 내 퍼즐들을 맞추다 보면 한 뼘쯤은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간, 행복이라 여기는 것들을 조금 더 잘 알아보고 자주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