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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선명한 새벽빛 Feb 28. 2016

행복으로 가는 길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아니야

지난 해 5월에 신원사에서 찍은 사진. 겹벚꽃

행복으로 가는 길은 이 한 문장 안에 있다.

Happinessisnowhere

당신은 어떻게 읽었나요?

이렇게?

Happiness is nowhere
행복은 어디에도 없다

아니면 요렇게?

Happiness is now here
행복은 지금 여기 있다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삶대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같은 문장이지만 분명히 전자로 읽은 사람도 있고 후자로 읽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디선가 주워 들은 게 있어서 행복에 관해서는 후자의 의미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정답은 아니다. 당신이 믿는 쪽이 당신에게는 틀림없는 진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가 처음 제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띄어쓰기가 안 된 위의 문장이 행복으로 가는 길에 대해 가장 명쾌하게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행복은 어디에도 없으며, 지금 여기에 있다.

행복을 찾는 사람

Happiness is nowhere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아 다닌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예쁜 옷을 사면, 아름다운 여행지에 가면, 대학을 가면, 꿈의 직장을 구하면, 내 영혼의 짝을 찾으면, 돈을 많이 벌면, 좋은 차를 타면, 내 집을 마련하면, 유명해지면... 과연 그렇게 했을 때 내가 진짜 행복을 만나게 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멈출 수도 없는 길고 긴 여행을 하는 중이다.

맹목적으로 목적과 결과를 향해 내달리다 보면 우리는 결국 '행복은 어디에도 없다'는 진실과 마주해야만 한다. 어라, 이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누구보다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헛된 꿈은 빨리 깰수록 좋다. 행복은 당신 마음 밖 어디에도 없다.

행복은 어떤 조건에 의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안 일어나고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 말은, 누가 더 행복하고 누가 더 불행한지도 논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당신은 지금 당장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닉 부이치치의 강연을 감명 깊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팔 다리 없이, 다른 많은 사람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면 닉처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을까? 우리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못하기에 습관처럼 행복을 유예하고 자신의 불행을 합리화한다.

내가 불행한 것은 내가 팔 다리가 없기 때문이야. 팔 다리가 생긴다면 행복할 텐데!

닉이 이런 생각을 계속 포기하지 않고 살았다면 과연 그가 지금처럼 행복했을까? 행복으로 가는 길의 열쇠는 이것이다.

지금 행복한 사람

Happiness is now here

나는 팔 다리가 없어서 불편한 점이 많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을 선택하겠어.

그러니까-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행복해지겠다고 마음 먹은 후, 펼쳐지는 모든 순간에서 내가 하는 선택이 어떤 모습일지는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현재의 선택이 모여 나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선택들이 지금의 내 모습을 결정한 것처럼.

나는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와 다가올 일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대학 때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를 통해서 선택과 책임의 중요성, 그리고 나의 선택이 허락된 유일한 순간인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읽은 지가 오래되어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마법의 빵을 먹으면 원하는 과거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는 설정으로,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오래된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실제로는 좀 다를 수도 있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마법의 빵이 있었던 것 같다.)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정말 재미있었다.

당신이 지금 이 순간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옮겨 써 두었던 문장들을 함께 나누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