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은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명한 새벽빛 Jun 29. 2016

사진기

성능이 좋아 봤자

사진기(寫眞機)

진짜를 복사하는 기계


보고

듣고

말하고

냄새 맡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찍는다


자동으로 찍고

찍는 순간 재생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산다


사진 찍은 것은 안다

찍은 적 없는 것은 모른다


성능이 좋아서 잘 찍으면 뭐하노

그래서 아는 게 많으면 뭐하노

그게 가짜인 줄도 모르는데

사진기 성능이 좋으면 뭐하노

자기가 사진기인 줄도 모르는데


성능이 좋아 봤자 사진기

잘 살아 봤자 사진 속


진짜를 알아야 아는 것

진짜를 모르면 모르는 것




사람은 세상을 사진 찍은 자기 마음속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미완성입니다. 사진이 실제와 똑같이 겹쳐져 있어서, 진짜 세상에 함께 사는 줄 착각하지만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자기만의 사진 세상, 진짜를 복사한 가짜 세상에 있으니까 마음이 서로 맞지 않고, 함께 있어도 외로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프트웨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