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만든 감옥에서 '나'를 풀어주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정보
* 마음수련 명상은 자기를 돌아보고 돌아본 마음을 버리는 마음빼기 방법이기 때문에 각 사람마다 겪게 되는 변화는 모두 다릅니다. 마음이 버려져서 내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만 똑같습니다.
Let it go!
내 마음속에 가둬두었던
진짜 '나'를 완전히 자유롭게 하다
(Feat. 마음수련 명상)
https://www.youtube.com/watch?v=L0MK7qz13bU
'Let it go!' 가사 재해석 : https://brunch.co.kr/@sunmyung/192
* 이 글에 인용하려고 급히 썼던 글인데 노래 가사에 모든 것이 담겨 있어서 오히려 할 말이 없어졌답니다. 꼭 먼저 가사를 음미해주세요.
엘사는 능력을 가진 '진짜 나'를 자유롭게 해서 힘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어했지만 외로운 왕국의 여왕이 되어도 두려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러다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비로소 '모두'와 공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완전한 자유'는 그것이다. 나 혼자 잘난 완벽이 아닌 함께 하는 완전함으로 가는 길, 겨울왕국의 스토리는 내가 마음수련 명상으로 얻은 것과 너무나 닮았다.
영화로 나를 돌아보다
2014년 1월에 마음수련 명상을 처음 시작했다. 그 즈음에 이 영화를 봐서, 그 때도 괜히 머리로 마음수련 명상과 연결지어 보려고 하기는 했었는데, 그렇다고 "Let it go!"가 "다 버려!"라는 뜻이라고 보기엔 뭔가 부족했다. 그래서 왜인지 모르게 "다 잊어"라는 해석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Let it go!"가 확실히 다르게 들렸다. "내버려 둬"라는 말로도 여전히 아쉬웠던 부분이 속 시원히 해결된 느낌이 든다.
언제나처럼 마음수련 명상으로 돌아본 내 마음을 글로 쓰려다가 겨울왕국 생각이 나서 다시 보게 되었다. 글 <버리지 못하는 습관을 버리다>에서 슬쩍 '재능'에 대해서 언급했듯 타고난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목은 "타고난 재능은 저주일까, 선물일까?" 정도로 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다시 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더 뚜렷해져서 제목을 바꾸었다. 완전히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라서 글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이참에 <영화로 나를 돌아보다>로 매거진을 새로 만들까?
우리는 모두 엘사이면서 안나
영화관에서 처음 봤을 때 엘사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보는 내내 눈물을 엄청 흘렸다. 잊지 못할 그 때의 감동을 짧은 일기로도 남겨 두었는데, 글에 다시 녹여낼 것이긴 하지만 풋풋한 글도 마음에 들어서 옮겨본다. 어떤 점에서 나는 안나와도 닮은 점이 있었다. 엘사와 안나, 영화 속 모든 것이 오직 '나'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진정한 사랑은 두려움보다도 강하지!
아 재밌었다.
엘사한테 넘 감정이입 해서 눈물이 났다. 나의 어떤 것이 때로는 칼날 같아서 누군가 다치는 것이 두려워 숨는다면 오해만 쌓여갈 뿐 해결되는 것도 없고 칼날이 감춰지는 것이 아니라 더 위험해질 뿐이다. 칼날이라도 '나'의 일부인데 그것을 숨겨야 한다는 건, 나 자체를 감춰야 한다는 것. 참 슬픈 일이다.
하지만 사랑은 상처 받기를 두려워 않는다.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진실한 마음으로 서로 안아준다면 알게 된다. 그 칼날이 있는 게 누구를 해치기 위해서가 아니란 것을. 애초에 쓸모 없는 것, 위험한 것, 숨겨야 할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서로 안아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삶을 알아가는 과정이 결국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상처주고 상처 받으면서 그제서야 사랑을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가 엘사이면서 안나가 아닐까? 나의 안나들에게 감사하다. 나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나처럼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사람이고 싶다. 어쩌면 순진하고 바보 같아도 사랑을 믿고 사람을 믿는 사람이고 싶다. 그게 정말 강한 사람이란 걸 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이 세상의 많은 엘사들이 외롭고 차가운 얼음 화살이 아니라 아름다운 눈꽃을 뿌리는 사람이 되었으면 ^*^
2014.01.31. 지나간 일기
같이 눈사람 만들고 싶어!!!
엘사가 방으로 숨은 뒤에 닫힌 문 너머로 어린 안나가 부르는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첫소절에 눈물이 쏟아져 버렸다. 내용을 알고 보니까, 실수로 빚어진 그 사고가 있기 전, 눈사람을 만들자는 말에 표정이 바뀌는 모습에서 엘사가 눈사람 만드는 것을 얼마나 좋아했는지가 훤히 보였다. 그래서 그것을 참고 숨겨야 하는 엘사의 슬픔이 더 크게 다가왔다. 엘사가 마음속에 가둬 둔 내면아이는 이렇게 외치고 있을 것만 같았다.
"나도 같이 눈사람 만들고 싶어!!!"
누구나 타고난 재능은 다 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그것을 발휘하기를 원한다.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유난스럽게 튀어서 실제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그래서 누군가의 눈에는 '말썽꾸러기', '문제아'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나 자체이며 그 모든 욕구가 타고난 재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숨길 수 없다. 괜히 숨기려다가 더 날카로운 얼음 화살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더 강하게 '통제'하려고 할 뿐, 그것을 녹이는 법을 모른다.
그렇게 참고, 참고, 참으며 숨겨 왔기에 숲 속에서 혼자가 되었을 때 얼마나 자유로워 했는지. 엘사가 노래한 자유가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나는 또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완전한 자유가 아니었다. '같이'의 꿈은 이뤄지지 못한 채였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여전히 엘사의 마음에 남아 있는 두려움과 외로움은 그녀도 모르는 사이, 온 나라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겨울왕국'은 엘사의 마음이 그대로 펼쳐진 공간이었다. 영화는 얼어붙은 우리 내면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두를 외면하고 혼자 숨어버렸던 나의 옛날 모습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예민하다. 쓸데 없이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이 부여하지 않는 의미를 부여하고, 남들이 느끼지 않는 통증을 느꼈다. 그래서 남들보다 잘 웃고, 잘 울었다. 건강하지 못했던 내 예민함은 가시처럼 나를 찌르고, 상대를 찔렀다. 사람들로부터 도망쳐서 혼자 책을 읽거나 마음껏 글을 써도, 완전한 자유는 없었다. 살면서 원하는 것을 참고 누르고 외면해 왔던 것이 내 과거 경험들과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라는 생각 때문이었기에 엘사의 모든 행동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그 두려움 때문에 도리어 날이 선 얼음 화살을 뿌리게 된 엘사처럼, 나도 사람들에게 더 상처를 주었다.
일부러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엘사가 그렇게 도망친 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을 다치게 할까 봐.' 물론 그 밑바닥에는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은 나의 고통이므로. 어릴 적 사랑하는 동생 안나를 위험하게 만들었다는 기억이 엘사에게 트라우마가 된 셈이다. 이 영화가 유독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데, 엘사의 부모처럼 우리나라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에게 '진짜 나'를 가두고 통제해서 '남이 보기에 좋은 사람'이 되게끔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은 아닐까? 적어도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바는 그렇다.
그런데 나에게도, 엘사에게도 원망할 사람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 <겨울왕국>에는 '악역'이 없다. 못된 인물들마저 근본적으로 악의가 있지는 않고 각자의 삶에 이유가 있었다. 그것이 내 가치관과도 일치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많은 부모들처럼, "부모"가 엘사에게 능력을 숨기게 했던 것도 그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안나의 철없는 행동이 가장 속이 터지긴 했지만 그것도 안나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살아온 삶도 생각도 다르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을 뿐, 그것은 결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말은 좋다. 상대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긴 알지만, 상대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나'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조차 나는 쉽지 않았다. 모두가 다 다르다는 것도 알고 각자의 이유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머리로 아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었다. 상처받은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했기에 여전히 누군가를 증오하고 미워하고 원망했고, 그런 내 마음 때문에 괴로웠다. 상대를 믿지 못하고 두려워하느라 눈치만 보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다 못하고, 참고 참다가 결국은 모진 말로 튀어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면 문제는 또 반복되었다. 나는 쉽게 사람을 믿는 안나의 무모함이 부러웠다.
얼음마법을 재능으로 타고난 엘사가 눈사람 만들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안나가 타고난 재능은 쉽게 사랑을 믿고 사람을 믿는 순진함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안나에게는 언니에게 상처를 입었던 기억이 지워지고 없었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언니에게 다시 다가갔던 것이기도 하다. 정말 상처 입은 적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상처 입기를 두려워 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새삼 생각해 보았다. 내 마음에 원래 있던 '진정한 사랑'을 '살아온 삶에 기억된 생각'이 차곡차곡 싸여 '가리게' 되었고,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내 마음세상이 '겨울왕국'처럼 펼쳐지게 되었다.
마음수련 명상은 바로 그 '가리고 있는 마음'인 살아온 삶에 기억된 생각을 떠올려서 버리는 '마음빼기'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이 없어지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기억은 멀쩡하게 남아 있다. 단지 그 기억에 얽매였던 내 '마음'이 자유로워진다. 그렇게 머리로 '용서해야지, 용서해야지' 했던 사람이 저절로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되고, 참지 않고도 감정에 휩쓸리는 일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다 할 수가 있게 되었다. 괜찮은 척, 강한 척했을 때, 나는 내 마음이 얼마나 약한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엘사의 얼음 화살은 '강함'이 아닌 '여림'의 표현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 잘 안다.
진정한 강함은 두려움이 '없다'
나의 예민함이 싫었다. 내가 알아차린 것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받지도 못했으며, 나를 지키려다 괜히 예민한 칼날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는 나 자신까지도 힘들고 외롭게 만들었었다. 나밖에 모르고, 나만 옳은 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긴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정 받으려는 마음도 없이 그냥 모두를 위한 솔직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은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나서 내가 이상해졌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아무 말도 못한 채 울먹이거나 참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히 하게 된 것이 내가 '이상해진' 것일까? 나는 단지, 전부터 담아놨던 것을 이제야 자유로이 꺼내는 것일 뿐이다.
안나처럼 쉽게 사랑을 믿고 사람을 믿는 사람을 순진하고 바보 같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상처 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진짜 사랑이고 진짜 강함이라고 생각한다. 안나는 엘사의 진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엘사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졌다. 함께 하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 진정한 사랑은 그렇게나 강하다. 다른 이가 나에게, 내가 다른 이에게 진실한 사람인지를 돌아보기 전에, '나'는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있는지부터 돌아보자. 마음수련 명상은 단순하고 쉬운 방법을 통해서 '진짜 나'를 가리고 있는 '가짜 나'를 버리고 없애는 과정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가 지켜온 '가짜 나'를 던지는 일조차 두려워 한다.
두렵지만 용기를 내는 것 정도가 아니라, 두려워 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아무리 버려도 '진짜'는 없어지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아무리 가두고, 지배하려고 애써 봤자 꿈틀대는 '진짜 나'를 영원히 가둬두지는 못한다. 그것이 폭풍이 되어 튀어나오기 전에, 세상을 모두 얼려버리기 전에, 꺼내서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폭풍이면 또 어떠랴, 상처를 입을 수도 있겠지만, 나의 따뜻한 포옹에 날카로운 얼음 화살도 사르르 녹을 것이다. 엘사는 안나의 목숨을 건 '무조건적인 사랑'에 마음이 다 녹아버렸다. 그래서 안나도 살아났다. 차가운 겨울왕국이 엘사의 마음세상이었기에, 엘사의 마음이 녹으면서 겨울왕국도 다 녹아내렸다.
사랑스러운 진짜 '나'를 되찾자
다들 눈사람 올라프의 '꿈'을 기억할 것이다. 올라프는 여름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듣는 이마다 여름이 오면 녹아버릴 올라프를 안타까워 하고 걱정했다. 그것도 모르고 그런 꿈을 꾸는 그를 '미쳤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그것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었다! 진정한 사랑을 아는 엘사에게는 지혜가 있었다. 그래서 '올라프 전용 눈구름'이 생겼지. 이처럼, 우리가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엘사가 두려움에 억지로 감추려고 해도 통제할 수 없었던 무서운 폭풍은 아름다운 눈꽃이 되어 세상에 뿌려졌다. 굉장하지 않나? 결국,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
자기가 잘나고 '완벽'해지고 싶다면 마음수련 명상을 시작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마음수련은 '함께 하는 완전함'을 위해 나를 자유롭게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내 안의 폭풍과 추위를 마주할 때, 그 폭풍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마음빼기 방법이 아무리 간단하고 쉬워도 그에게는 어려운 과정이 되고 만다. '나'만을 위하는 마음에서는 자기 자신이 만든 그 두려움을 이기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길. <Let it go> 노랫말처럼 바람과 하늘과 하나인, 세상 모두와 하나인 '진짜 나'를 향한 '진정한 사랑'이 열쇠다. 있는 그대로, 함께 하자.
혼자가 아닌 모두 함께, 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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