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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Jul 26. 2017

그림으로 명상

김주희 개인전 <어제 오늘 내일>


지난 해에 제 글에서 작품으로 함께 해주셔서 독자님들께는 익숙할 수도 있는 이름인데요! 그림그리는 수학선생님, 김주희 작가님 개인전을 다녀왔어요. 미술작가님께 직접 초대 받은 전시회는 처음이었는데, 작가님의 설명을 들으니 작품들과 더 생생한 대화를 하는 느낌이더군요.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고, 작업실에서는 미술작가로 변신하는 분이에요. 최근 2년 간 있었던, 그리고 오는 주말에 시작될 마음수련 교원직무연수 홍보엽서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의 작가님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열린 전시회는 가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사진을 통해 만난 작품들이 너무 멋지고, 마음에 쏙 드는 거예요. 그 때 허락을 받고 작가님 작품을 찍은 사진을 이미지로 넣었더니 제 글이 처음으로 다음 웹 어느 코너에 소개가 되었답니다. 시너지 효과란 이런 것이겠지요?



이를 계기로 흔쾌히 작품 이미지 사용을 허락해주셔서 브런치에서 함께 했었어요. 당시 작가님의 작품들은 제가 글에서 표현하려는 바와 느낌이 비슷해서 마치 꼭 맞는 삽화처럼 어울렸답니다. 서로를 더 알릴 수 있게 해준 셈이었어요. 늘 고맙습니다! :>


개인전이 진행중인 유디갤러리는 유디치과 강남뱅뱅점 안에 마련되어 있어요. 치과라고 당황하지 말고 입장하시면 왼편에 갤러리가 있습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전시회이면서 가장 작은 규모인데 오히려 더 많은 관심속에 이루어졌다고 하셨어요. 제가 방문했던 날 함께 모인 사람들로 공간이 가득 채워진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소박하지만 또 가장 마음이 많이 모여서 작가님께 정말 의미가 클 것 같아요. 꼭 완판하시고 또 아름다운 작품으로 감동을 선물해주시길 바라요!!!



작가님께서 마음에 드는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셨어요.


설명을 듣기 전에 이미 이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골랐는데 작품 설명을 들으니 더 마음에 와닿아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마치  현재 상태를 말해주는 것 같았고, 저에게 '위로'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기다림의 시간, 우리는 따로 따로가 아니라 함께가 되어가는 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상대의 마음을 받아주기 위해, 잔을 비우고 있는 거죠. 


김주희 작가님의 그림에서는 '잔'이 사람을 의미한다고 해요. '잔'을 통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표현한 작품들이 더 있어요. <기다림의 시간>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것들이 흘러넘치는 것을 표현한 셈이죠. 명상을 통해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내 마음에 있던 것을 꺼내는 것이라 그것은 가끔 '기다림'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해요.


네, 이번에도 역시 그림들이 하나 같이 제 취향저격... 요즘 글이 잘 안 풀리는 중이라 콜라보를 하고 싶다고 감히 다시 여쭈지는 못하겠어요.



특히 저 자동차는 <데려다줘>라는 제목인데, '나'의 힘으로 아등바등하는 대신 자동차에 몸을 싣고 맡기고 싶다는 의미라고 해요. 그리고 빨대가 있어 잔을 비울 수 있으니 <니가 있어 다행이야>라고 표현하기도 했고요. 정말 '다행'인 것들이 많아요. 기다리던 비, 자동차, 의자, 빨대 하나까지. 작품들을 통해 '감사함'을 배웁니다.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는 듯한 <삐끔>. 갤러리에 상주하고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함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작가님 얼굴을 걸어놓으셨다네요. 귀여우셔라~


아, 그리고 저 빵은 제목이 <뜯기기 전>이에요. 뜯기기 전. 제목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냥 빵이지만, 누군가에게 '뜯기기 전' 상태라는 점이 그것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네요.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뜯기고 또 누군가를 뜯어먹는 존재가 아닐까요?


엎질러진 물은 <믿고 있니>라는 제목이에요. 잔을 넘어뜨리면 속에 든 것이 쏟아지는 것이 당연한데, 간혹 우리는 당연한 그것을 믿지 못하고 넘어져도 속엣것들을 꼭 붙든 채로 버티고 있기도 하잖아요. 쏟아지면 쏟아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순리대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상 속 소재들로 본질적인 가치를 마주하게 해주는 김주희 작가님 전시회, 다른 작품도 소개하고 싶지만 스포일러는 여기까지만 할께요! 여러분도 재미있게 관람하시길 바라요.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 받아서 행복했습니다. 다양한 문화생활로 풍성해진 7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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