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공존
COEXIST
가짐 없는 내가 아름답다
모두 줄 수 있는 내가 아름답다
가짐 없는 너가 아름답다
모두 줄 수 있는 너가 아름답다
서로 바라는 것이 없는 우리가 아름답다
서로 도와주는 우리가 아름답다
항상 같이 있어 아름답다
함께 할 수 있어 아름답다
아픔도 행복으로 만드는 우리가 아름답다
더러움도 깨끗함으로 만드는 우리가 아름답다
서로 믿는 우리가 아름답다
자연을 사랑하는 우리가 아름답다
미완성을 완성으로 이루는 우리가 아름답다
사람이 아름답다
자연이 아름답다
우주가 아름답다
함께 있음이 천국이어라
제가 좋아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예요. 이 시를 처음 만난 건 재작년 겨울에 마음수련 교원직무연수에 갔을 때인데, 벽에 걸려 있는 이 시를 다 함께 읽었던 기억이 나요. 전 세계의 마음수련 명상센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직무연수에 오신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이 시를 읽으면서 저는 시에서 노래하는 아름다운 공존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렜어요. 오늘은 제 행복의 비결이나 다름 없는 고마운 마음빼기 명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연수에 가게 된 계기는 기회가 된다면 다른 글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 글은 특히 마음수련 명상을 하시는 분들에게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해본 사람은 다 알지만 마음수련 명상 방법은 쉬워도 너무 쉬운데, 자기를 돌아보는 일이 너무 어렵기도 했어요. 적나라하게 보이는 내 모습을 인정하기가 싫었거든요. 인정해야 버릴 수 있는데 말이에요. 내가 직면해야만 했던, 나를 힘들게 했던 모든 어둠이 이미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이지만, 명상을 하기 전에는 그저 잔잔하게 덮어두던 것마저 다 퍼올라지니 엄청 힘이 들었어요.
(아, 물론 사람마다 다 달라요. 쉽게 쉽게 버리고 넘어가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원래 생각도 많고 가시도 많고 나도 모르게 쌓아둔 게 많았던 모양이에요. ㅠㅠ 그래도 눌러 놓기만 하면 언젠가 튀어나와서 나를 덮쳤을 테니까, 덮어두는 것보다 조금 힘들더라도 직면하고 깨끗하게 버리는 게 백 번 나았어요! 정말 버려집니다.)
교원연수에 왜 그렇게 많은 도우미 선생님들이 계신가 했는데, 그만큼 도움이 필요한 일이었어요. 저는 눈물도 엄청 많고 몸도 아프고 그래서 강의실 뒤편에 혼자 누워서 명상을 했었답니다. 빼기가 잘 안 될 때마다 도우미 선생님들을 얼마나 귀찮게 했었는지 몰라요. 똑같이 연수비를 내고 도와주러 오셔서는 얼굴빛 하나 바뀌지 않고 정성을 다해서 도와주시는 모습에서 명상을 끝까지 했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알 것 같았어요. 나는 내 코가 석자라 남을 상처 입히는 것밖에 못하는데, 진심으로 상대를 도와줄 수 있는 도우미 선생님들이 부러웠어요.
연수 이후로 학기 중에는 지역센터를 다니고 방학 때는 메인센터에 다니면서 명상을 계속했었는데 내 마음은 산 넘어 산이더라구요. 그래서 함께 명상을 하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힘들 때마다 서로 들어주고 빼기도 도와주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해요. 그 덕분에 고비를 넘기고 아 진짜 버리면 없구나, 힘들어할 필요가 없구나, 확인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이유도, 명상을 하든 안 하든 내가 받은 도움을 나누고 싶어서예요. 나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당신도 혼자가 아니니까요.
마음빼기 명상 하시는 분들 중에 글 쓰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 계시죠? 네, 이 글을 쓴 목적은 다름이 아니라, 최근에 브런치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 이 매거진에 함께 글을 써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명상을 하면서 진솔하게 자기를 돌아본 이야기! 사는 이야기, 일상, 마음에 관한 이야기.. 나누면 서로에게도, 명상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블로그로 좋은 포스팅 많이 해주셨던 블로거님들.. 아니 저처럼 눈팅만 했지만 글 끄적이는 것은 자신 있는 분들.. 브런치도 함께 해보면 좋겠어요!
가끔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마음수련 명상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는데, 참 많이 공감되고 또 힘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마음수련 하면 행복하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 내가 뭘 잘못했나? 나만 그런가? 궁금해질 때 눈팅도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내가 명상을 하면 이러이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던 마음도 다 내려놓고 나 자신을 직면할 용기를 얻곤 했죠. 내 모습을 인정하고 버릴 마음은 없으면서 원하는 결과만 얻으려고 하니까 힘이 들었던 거였어요. 저에게 도움을 준 이름 모를 블로거님들,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제안은 제안일 뿐이에요. 매거진에 여러 작가가 함께 글을 발행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머릿속에 반짝였던 아이디어거든요. 모든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어지진 못하지만 브런치 덕에 이렇게 글로나마 써보게 되네요. 장황하게 말이 많았는데 브런치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브런치에서 여러분의 글을 만나고 싶어요! 저는 누구든 기다리면서 우선은 혼자라도 매거진을 채워 보려고 합니다.
가족, 친구, 지인 할 것 없이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을 수많은 사람들, 상처 입히고 상처받았던 이들조차도, 여러분 모두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감사합니다. 오늘 스쳐간 사람, 당신까지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