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명한 새벽빛 Mar 09. 2016

자기비하의 오류

마음수련 명상을 잘하는 법

김주희 작가님께서 그림으로 매거진 <나를 돌아보다>와 함께 해주기로 하셨어요! 고맙습니다. 그림 너무 좋아요. :)


여러분께만 알려드리는 마음수련 명상을 잘하는 비결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욕하기'입니다.


제가 왜 물 만난 고기처럼 마음빼기를 잘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보니까, 저는 원래부터 저 자신을 참 싫어했더라구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지도 못하고 틈만 나면 혼자서 깊고 깊은 우울 속으로 빠지기 일쑤였던 제 자신이 너무 미웠어요.


너무너무너무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그런 나를 버릴 수 있는 마음수련 명상 방법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음수련 명상을 하기 전에 저는, 제가 살아오면서 존중받고 지지받고 인정받는 경험보다는 비난하고 무시하는 말을 들었던 경험이 훨씬 더 많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 저를 비난 받아 마땅한 존재로 여기게 된 것 같아요.


남 탓을 왜 안 했겠습니까. 원망도 하고 증오도 해봤지만, 그 마음 때문에 저만 더 괴롭고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나에게 분풀이를 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사정도 이해가 됐거든요. 그래서 그 화살을 모조리 저에게 돌려 버렸습니다.  내 탓이다.


'(자기계발서들이 알려준 대로)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건 결국 그것을 상처로 받아들인 것은 나였으니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그냥 나만 없어지면 되겠네.'
'그래, (그들의 말처럼)다 내 탓이지. 또 민폐를 끼쳤다.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도움도 안 되는 나 같은 건, 차라리 없는 게 나은 것 같아.'


밑도 끝도 없는 자기비하에 빠졌었어요. 이것은 겸손이 아닌 자기 비난blame에 가까운 말입니다.




그런데 마음수련 명상센터에서 제가 배운 것은, 그렇게 미워했던 나 자신이 가짜false였다는 거였어요. 나를 괴롭히는 나 자신과 나의 생각들이 세상에는 있지도 않은 것이고 오직 내 머릿속, 나만의 마음세상에만 존재하는 허상이라서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몰라요.


진짜true인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 있었는데, 사람의 마음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의 마음 속에 자기만의 세상을 따로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있으니까 같은 것을 보고도 이렇다 저렇다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것이, 우리의 착각처럼 진짜 존재하는 실상세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나만이 가진 허상세상입니다.


누구나 쉽게 인정하시던데 이해가 안 되실까봐 예를 곁들입니다. 저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삶을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도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처럼 징징거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역시 제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저의 고통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우리 눈에 상대의 세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네이버 도전 웹툰 아리와 먹이 작가님의 <버블티>에서 아주 소름 돋을 정도로 멋진 표현을 봤어요. (따뜻한 웹툰 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지 사용을 허락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가짜세상인 자신의 동그라미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가짜false인 것입니다. 가짜세상에다가 짓고 부수는 수만 가지 생각들도 모두 가짜입니다. 맞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는 결코 상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다투던 그와 결국은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는 것을, 입장만 바꿔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보니 저와 의견을 달리 했고 또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도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은 저와 똑같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살아온 인생에 따라 동그라미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는 것입니다.

 웹툰은 마음수련 명상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이것이 마음수련 명상의 목적과 같아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나만의 세상에서 걸어나오는 것.


그러면 굉장한 선물을 만납니다.



우선, 진짜는 노란색보라색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모두 가짜세상 속에 살고 있으니까 오해하고 다툴 필요도 없어요. 우리의 생각은 모두 틀린false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동그라미 속에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마저 노란색보라색으로 인식할 것입니다. 제가 자기비하를 했던 까닭도 제 자신조차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자기비하blame마저 모두 틀린false 이었다는 것도 그림 속 사람의 본래 색깔을 보면 이해가 되실 거예요.



진짜 선물은 이것입니다.



false의 입장에서 다르다고 배척하고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서운해 했던 모든 사람들을, 동그라미 밖 전체인 세상true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그 자체로 아름다워요. 모두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마음수련 명상은 나만의 세상인 동그라미를 깨부수고 밖으로 걸어나올 수 있게 하는 도구인 '망치'입니다. 이것을 들고 자신의 동그라미는 자기가 부숴야 하는 것입니다.


알록달록함이 사라지지 않냐고요? 아니요,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함께 어우러질 수 있습니다. 너와 내가 따로가 아닌, 함께 하는 진짜 세상에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사는 것입니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눈치채셨나요?


내가 살아온 인생이 곧 나의 세상을 이루는 동그라미기 때문에, 그것을 부수고 싶은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싫어하고 너무나 버리고 싶어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까 그것조차 거짓말이더라구요. 사람은 결코 자기가 살아온 방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그것이 가짜인데도요. 자기비하는 저를 옹호하려는 방어기제일 뿐이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했던 자기비하blame의 오류입니다.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고 자신을 비하하는 것 또한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틀린false 생각이었습니다.


마음수련 명상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알려드린 '자기 자신에게 욕하기'란 곧, '자기 자신이 가짜임을 알기'와 같은 말입니다. 이것은 제가 이전에 하던 자기비하와는 종류가 다른 것입니다. 계속 해오던 대로 자기비하를 하는 것이 이니라, 그렇게 자기비하를 하고 있는 나를 욕해야 합니다.


"내 탓이다.I'm false."


세상의 입장에서 보면 나밖에 모르고 가짜인 나로 살아서 우리는 참 잘못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진심으로 가짜인 나를 내놓고 빼기를 하면 정말 더 빼기가 잘됩니다. 자기 자신을 비난하든 옹호하든 모든 생각이 false의 입장이기에, 세상true의 입장에 서서 나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자기비하란 자신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아는 자세겠지요. 저는 마음수련 명상 덕분에 자아존중감이 높아져서 예전처럼 저 자신을 비난하지도 않으며, 나를 존중하듯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순리대로 아름답게 사는 세상. 그것이 우리의 원래origin입니다.


원 래

어제의 삶이 있었음 아니요
오늘의 삶이 있었음 아니라
삶이란 나는 그냥 있었어라
삶이란 원래 그냥 있었어라
나의 형체에 속고 살았구나
세상의 모든 이는 원래 깨쳐 있고
세상의 모든 이는 그대로 원래이라

-우명 선생님의 시집 <마음> 중에서


그림 그리는 수학선생님, 김주희 작가님 작품입니다.

다음글>  우주의 계획

<이전글  참으면 병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할 수 있는 만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