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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Feb 22. 2016

나는 누구인가?

마음수련 명상으로 미완성을 완성으로

이미지 출처- 참출판사 페이스북




나는 누구인가?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가지게 되는 물음이다.


최근에 본 영화 <쿵푸팬더3>에서 주인공 포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나서 진정한 사부가 되는 모습이 굉장히 감명 깊었다. 포 사부는 쿵푸를 가르칠 때 모든 동료들이 가장 자기답게 싸울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 주었다. 내가 꿈꾸는 교육의 모습이기도 해서 영화에 더 몰입했다. 자신만의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뽐내는 포와 동료들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서로 다른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아주 유쾌하고 멋졌다.


영화 속 감동적인 장면들처럼, 우리가 행복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거쳐야 할 첫번째 관문은 나다워지기가 아닐까 한다.


나답게, 나답게-

이 말이 내 일기장에 자주 등장했을 정도로 나는 내가 나다워지기를 바랐다. 누구보다 나답게 살려면 포처럼 우리도 이 물음을 해결해야만 한다.

"내가 도대체 누구지?"

포가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 리를 만나게 되는 장면


나는 부모님에게는 딸, 누군가에게는 동생, 누군가에게는 친구, 누군가에게는 언니, 누군가에게는 누나, 누군가에게는 제자, 누군가에게는 스승, 누군가에게는 은인, 누군가에게는 원수, 누군가에게는 여자, 누군가에게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무엇, 혹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나일까?

아니다. 위에서 나열한 것은 누군가가 가진 나에 관한 의미일 뿐이다. 그것은 모두 나를 나타내지만 진짜 나는 아니다. 내가 스스로 가지고 있거나, 사람들이 가진 허상이다.


나는 꽤 오랫동안 그 가짜를 진짜 나인 줄 알고 착각했다. 다르게 말하면, 내가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지나치게 신경쓰고 걱정했다. 정작 다른 사람들에게 내 모습이 어떻게 사진 찍혀 있는지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데, 그것을 통제하려고 했으니 얼마나 헛짓이었노..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힘들어 했던 셈이다.


나는 그냥 나다.

문제는 내가 스스로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자꾸만 어떤 의미로서 내 정체성을 찾으려고 했다. 분명히 나의 일부지만 결코 나 자체는 될 수 없었던 나의 조각들. 


그 가운데 '직업'은 나를 나타내는 가장 큰 조각이었다. 나는 내 직업에 따라 학생, 예비교사, 그리고 교사라는 의미 속에 나를 가두고 있었다. 직업이 나를 표현해 주고 직업으로 내가 인정 받을 수 있었지만, 부족했다. 좋은 교사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하는 것처럼, 나는 교사이기 이전에 나 자신이고 싶었다.


어느 책에서 시키는 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별로 없는데.. 애써 떠올렸던 나의 유일한 장점은 배우는 것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음, 나는 배움을 즐기는 사람이로구나. 그럼 배움을 즐기지 않는 순간엔 내가 아니게 되는 건가?


엉뚱한 물음이라고 생각할런지는 몰라도 나는 진지하게 고민이 되었다. 어떤 의미든지 그것을 통해 내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를 할 때마다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여러분도 질문을 던져 보길 바란다. 영화 속에서도 힌트는 찾을 수 있다. 팬더는 구르기를 잘한다고 나오는데, 포가 다른 팬더들처럼 구르기를 잘 못한다고 해서 팬더가 아니게 되는가?


영화 <쿵푸팬더3>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면이 잘 생각은 안 나는데 우그웨이 대사부가 포에게 모든 것이 다 너라고 조언하는 대목이다. 어차피 나의 주관적인 감상을 토대로 인용하는 것이기에 뚜렷한 기억이 의미가 있진 않다. 모든 조각들이 곧 너라는 의미로 들리지만 나에게는 문장 그대로 좀 더 넓은 의미로 다가왔다.


'모든 것'인 세상이 곧 나이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오랜 세월 동안 우리가 '나 따로 세상 따로'의 관점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당장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 마음수련 명상을 통해서 개체로서의 '나'라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좀 더 쉽게 인정하기는 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댓가를 바라지 않는 친절을 베풀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한데, 세상이 나니까 당신도 나라고 느껴진다. 알고 보면 나는 예나 지금이나 오직 나를 위해 살 뿐이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 오해를 할 수도 있으니까 표현을 바꿔 보아야 겠다. 명상을 하기 전에도 가끔, 세상이 나의 거울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것은 어디서든 쉽게 주워 들을 수 있을 만큼 보편적인 사실이다. 정말로 세상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더라.


예를 들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다. 나는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색안경을 낀 채로 보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를 판단했을 때 이미 그 모습이 내가 가진 내 마음이었다.


내 마음 속에 미움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을 봐도 밉게 보이고 내 마음 속에 행복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을 해도 행복한 것이다. 세상 이치가 별 다른 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수련 명상을 끝까지 하면 세상 이치를 다 알게 된다고 소개하는데, 쉽게 말하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는 마음의 시야를 넓히는 위대한 라고 할 수 있다.


머리로만 알고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 마음이 세상만큼 커질 때, 내가 누구인지도 분명하게 보인다. 너와 내가 따로가 아니고 모두가 하나이고 모든 것이 나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확인했을 때, 정말 기뻤다. 내가 그토록 외로웠던 이유는 눈에 보이는 이 몸만 나인 줄 알고 그 나를 지키려고 아등바등했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외로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모든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미완성의 조각난 의미들을 헤집으며 내가 찾고 싶었던 것은 '가장 완벽한 나'였다. 결코 완벽하지 못한 나를 다그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 자신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완성이란, 완벽함이 아니라 완전함이다. 나를 알던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여전히 내가 여리고 약하고 이기적인 울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몰라주는 데 연연하지 않는다. 아무렴 어때, 시간이 필요할 뿐 진심은 통한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좀 우울해도 괜찮고, 불안해도 괜찮고, 화를 내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고, 싸워도 괜찮다. 다만,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항시 살아 있는 것이다. 당신이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치는 것이라면 정말로 이렇게 살아도 괜찮고 저렇게 살아도 괜찮다. 우리 함께, 살아 보자.


그동안 죽은 의미들로 나를 포장하며 살았는데 이제는 진짜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 사람은 완성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자기 능력을 백분 발휘하며 살게 된다. 예전에는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끄적이던 글도 부끄러워서 구겨 넣게 되고 그랬는데 이렇게 당당하게 드러내게 될 줄이야. 분명 어설픈 글이겠지만 스스로는 전보다 훨씩 솔직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됐다는 걸 느낀다. 슈퍼파월~ 내 안에 있다.


쓰다 보니 쿵푸팬더 홍보를 하게 된 듯하다. 그만큼 재미있게 봤다. 모두들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영화에서 정작 포는 '기'를 깨치지 못했는데, 모두의 마음이 모이니까 비로소 각자가 지니고 있었던 '기'가 힘을 발휘했고 그 힘이 모인 덕분에 포가 저렇게 굉장한 용의 전사로 거듭났다. 함께 하는 것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역시 <쿵푸팬더> 너란 영화 나의 FAVORITE 으로 삼아야 겠다.


영화의 진행처럼 진짜 나를 찾기만 하면 나머지는 일사천다. 이런! 나다워지기가 내가 이루려는 모든 일의 첫번째 관문이자 마지막 관문이었던 셈이다. 꿀이네. 삶의 모든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문이니까, 힘이 들지언정 무조건 문을 두드려 봐야 하지 않겠나? 눈치 챘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자랑을 하고 있다. 행복해도 너무 행복하다고. 하지만 이렇게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고 알려 주는 것이기도 하니까 미워하지는 않길. 자기 자신을 몰라서 그렇지 우리 모두는 원래 잘났다. 페이스북에서 담아온 이미지가 너무 적절해서 기분이 좋다. 우리 모두 잘난 척을 하자, 그전에 나부터 돌아보자. 돌아보면 알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희망뿐이다. 세상이 행복이고 즐거움 자체이다. 그래서 세상마음이 내 마음인 이들에겐 행복밖에 없다. 모든 것이 잘 될 수밖에 없다. 세상이 기쁨이라서, 예부터 기쁠 때 "세상을 가진 것 같다"는 말을 했었나 보다. 두드리면 열리게 되어 있다. 나의 조각 속에 갇혀 있기를 선택하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으로 걸어나오자.


미완성을 완성으로 이루어서, 올해는 "잘 돼, 무조건 잘 돼."가 당신의 문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쿵푸팬더3> 관련 이미지는 모두 네이버 영정보 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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