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는 하나 차이 의미는 천지 차이
그림 - 김주희 작가님
* 자존심(自尊心) : 남에게 굽히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
* 자존감=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
마음수련 명상을 하기 전에 나는 나라는 존재가 참 작다고 느껴졌었다. 자존감이 낮은 것이었겠지? 다른 사람들이 더 크게 느껴져서 항상 눈치를 보고 남이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웠다. 자존감에 대한 책도 읽어보면서 내 자존감을 높이려는 시도도 많이 했었지만 "나를 사랑하자" 다짐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그 때 잠시뿐이었다.
나는 왜 남들의 평가에 휘둘릴까?
나는 왜 내 소신을 당당하게 피력하지 못할까?
나는 왜 자존감이 낮은 걸까?
나는 왜 자신감이 없을까?
나는 왜 움츠러들까?
나는 왜?
내가 나의 존재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니까 나는 그것을 밖에서부터 얻으려 했다. 내가 알아주지 못하는 내 존재감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 받는 데서 느끼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자꾸만 남과 비교하고, 누군가 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으면 속상해졌다. 이것이 자존심이다. 허나 내가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해줄 리 없었다. 자존심을 세우면 세울수록 스스로 힘들어졌다.
마음수련 명상으로 버린 것은 나의 자존심이었다. 내가 살아온 삶에 의해 형성되고 단단해진 나의 상, 그것을 돌아보고 모조리 버렸을 뿐인데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하는 것에서부터 자유로워졌다. 자존감이 높아진 것 같았다. 하루 아침에 바뀐 것은 아니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마음이 버려지다 보니 어느 순간 변화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자존심을 버리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이구나!
나는 자존심은 가짜, 자존감은 진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본래는 세상 자체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도 원래는 세상만하다. 그런 내 마음의 크기를 느끼는 것이 자존감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진짜인 내 마음을 느끼지 못해서 가짜인 자존심을 세우게 되었다. 지금은 나 자신도 존중하고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자존심 상하는 일도 없고, 누가 더 낫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살아온 삶과 생각으로 된 각자의 마음 속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속이 좁다"는 말도 있는 것이다. "마음이 넓다"는 말은 자기만한 마음이 아닌 세상만한 마음을 의미한다.
자존심과 자존감. 글자는 하나 차이지만 의미는 천지 차이인 것 같다. 정말 하늘과 땅 차이! 자존심이 땅, 자존감이 하늘이랄까. 지금껏 살아온 대로 나를 알아달라고 자존심을 부리며 살 것인지, 자존감을 키워 어떤 상황에서도 자부심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 것이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라서 참 다행이다. 자존심을 빼기할수록 자존감은 더하기되니까, 자존감 키우기 참 쉽다.
마음수련 명상이 취미인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마음을 버려서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인데 '도대체 마음수련 명상을 안 할 사람이 누가 있지?' 하고요. 더 이상 짐을 질 필요가 없으니 내려놓으면 되는데 사람들은 투덜투덜 대면서도 짐을 지고 걸어가는 일이 꽤 즐거운가 봅니다. 실은 불평은 불평대로 하면서도 잘 버티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부러웠어요. 저는 제 짐이 너무 무거워서 불평할 힘도 없고 도저히 걸음을 못 떼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나 절실함 덕분에 안 져도 되는 짐을 스스로 지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습니다! 가벼운 몸으로 신나게 달려도 모자랄 판에, 가볍든 무겁든 짐 지는 사람이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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