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by 썬누리

곧 초등입학하는 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준비하면서, 직업상담사로 10년 넘게 일해온 시간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게 된다.

취업은 단순히 일자리만 연결해 주는 게 아니다.

예전에 주차관리 일을 희망하셨던 한 분이 있었는데, 취업이 잘 되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하셨다.

그분이 지칠 때마다 내 자리로 오면, 나는 함께 앉아 공고를 보고 이야기를 들어드렸다.

특별한 걸 해드린 건 아니었다.

그저 포기하지 않도록 곁에서 안내하고 들어준 것뿐이다.

결국 그분은 취업에 성공하셨고, 출근 잘하셨는지 궁금해 전화를 드린 적이 있는데, 그게 그렇게 고마우셨던 모양이다.

나중에 보니 회사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정성스러운 글을 남겨주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직업상담에서도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가끔 안부를 물어오는 구직자분들이 계실 때마다, ‘내가 이 일을 참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0년 경력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상담심리학도 공부하고 코칭 자격증도 땄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경청’이었다.

하소연을 들어주다 보면 어느새 혼자 마음이 풀려서 미안하다며 돌아가는 구직자도 있고, 집안 사정이 어려워 취업 문제와 얽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취업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휴직 이후에도 내 자리를 찾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분들이 취업 후에도 웃으며 안부를 물을 수 있도록, 오늘도 진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한다.



이전 10화퇴사를 반복하는 50대 구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