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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바람이 되어

아픔 없는 곳에서 영면하소서

by 햇살 드는 방


그곳에서 울지 마오
나 거기 없소 나 그곳에
잠들지 않았다오
그곳에서 슬퍼 마오
나 거기 없소 그 자리에
잠든 게 아니라오

나는 천의 바람이 되어
찬란히 빛나는 눈빛 되어
곡식 영그는 햇빛 되어
하늘 한 가을비 되어
그대 아침 고요히 깨나면
새가 되어 날아올라
밤이 되면 저 하늘 별빛 되어
부드럽게 빛난다오

그곳에서 슬퍼 마오
나 거기 없소
이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오


여객기 참사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모두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기를.

그곳에서는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없기를.

오직 평온함과 고요함만이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차마 가늠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의 한가운데서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 유가족 분들께도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이 시간을 부디 견뎌내 주세요,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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