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얼마 전 넷플릭스에 '별에서 온 그대' 가 올라왔길래 정주행을 했다. 박지은 작가를 좋아하기도 하고 워낙 재미있게 본 드라마인데 극중 배경이 겨울이라 겨울이 되니 보고 싶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천송이(전지현)의 매력은 독보적이다. 빛나는 외모 뿐만 아니라 그녀의 생활 태도나 대처 방식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1. 인생 최대의 시련 앞에서도 주눅들거나 움츠러들지 않는다
"15년을 연예계 생활했는데 무너지는 건 2주면 충분하더라.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 확인되지 않은 소문 하나로 다 물거품됐어."
배우 천송이에게 닥친 위기는 아주 강력하고 무시무시하다. 한유라와 말다툼하는 영상 하나로 죽은 여배우 한유라가 자살하도록 내몬 범인이 되었다. 사실 범인은 따로 있으니 천송이는 매우 억울한 상황이다.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로 출연 중인 모든 작품과 cf에서 내려와야 했고 cf위약금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 그래서 천송이는 갖고 있는 명품들을 중고로 내다팔아야 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집 앞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고 이후에도 집으로 한유라의 영정 사진이나 죽은 쥐가 배달되기도 한다. 남들은 천송이는 이제 끝났다고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천송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답게 발랄한 일상을 이어간다. 이웃집 훈남과 썸도 타면서. 처음 드라마를 봤을 때 어쩌면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했다. 나였다면 너무 우울해서 별별 생각 다 했을 것 같아서. 보통 사람이라면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이 닥치나, 이제 나는 끝이구나 등등 비관적인 생각에 시달릴 것이다.
천송이는 단순하다. 안해도 되는 생각을 굳이 많이 하지 않는다. 그리고 긍정적이다. 그래서 집에 영정 사진이 배달되고 세상 모두가 자신을 욕해도 일상의 활기를 잃어버리지 않는다.
2. 남자를 통한 쉬운 인생을 꿈꾸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무려 15년을 그녀만 바라본 순정파 남자 사람 친구가 있는데 무려 재벌 2세 꽃미남 휘경(박해진)이다. 그녀가 한창 생활고에 시달릴 때 휘경이가 '너와 너희 가족을 평생 책임질게' 라며 고백한다. 그러나 그녀는 거절한다(이는 도민준이 중간에 시간을 멈춰서이기도 하다) 나중에 도민준(김수현)에게 그 때 솔직히 많이 흔들렸고 그러려고 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시종 적극적인 휘경의 구애를 거절하는데 그녀와 사이가 안좋았던 죽은 한유라가 어떻게든 재벌 2세인 이재경을 잡으려고 하는 것과 대조된다.(한유라에게 천송이는 나 하나 먹고 살 자신 있고 남자 잡아서 인생 쉽게 살 생각은 없다고 한다)
3. 남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을 비교하지 않는다
천송이 몰락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유세미(유인나)이다. 늘 조연에 머물렀던 그녀가 천송이가 하차한 드라마의 주연이 되고 천송이가 하던 cf도 다 꿰차게 된다. 나중에는 가장 성공한 여배우가 걸린다는 전광판에 천송이가 내려지고 유세미가 올라가게 된다. 천송이는 유세미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게 된다. 그런데 천송이는 이러한 위치의 변화를 아무렇지도 않게 쿨하게 받아들인다. 자신을 보조하는 스텝들이 유세미를 보조하고 있고 자신은 엄마와 둘이 가서 대기 의자조차 없어 서서 기다려도 비참해하지 않는다. 시종 천송이를 의식하고 질투하는 유세미와 대조적이다. 이런 유세미와 다툴 때 천송이의 명대사가 여러 번 등장한다.
명대사
- 내가 이번에 바닥을 치면서 기분 참 더러울 때가 많았는데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사람이 딱 걸러져. 진짜 내 편과 내 편을 가장한 적. 인생에서 가끔 큰 시련이 오는 거 한 번씩 진짜와 가짜를 걸러내라는 하나님이 주신 큰 기회가 아닌가 싶다.
- 사람 심리가 딱 그렇다더라. 나보다 좋아보이는 곳에 있는 사람을 보면 아, 나도 거기로 가야겠다가 아니라 너도 내가 있는 구렁텅이로 내려와라, 내려와라 한대. 미안하지만 나는 거기 안 내려가. 니가 사는 그 구렁텅이. 누구를 질투하면서 미워하는 지옥에 빠져사는 짓. 나는 안해. 그러니까 나한테 내려와라 내려와라 손짓 같은 거 하지마.
4. 힘든 사랑이라고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그녀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남자가 바로 도민준. 그런데 그는 무려 외계인이다. 이 땅에서 400년을 살아왔고 자신이 살던 별로 돌아갈 날이 3개월밖에 안 남았다. 초능력이 있지만 타인의 타액이 섞이면 심하게 앓아서 키스도 못하고 밥을 같이 먹지도 못한다(나중엔 천송이와는 다 하게 되지만)
더 큰 문제는 자신의 별로 돌아가지 않으면 몸에 이상 반응이 생겨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 별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 나중에 지구에 돌아오지만 잠깐씩밖에 못 만나 진정한 원거리 연애를 하게 된다는 결말. 평범한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사랑을 하게 되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며 포기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천송이는 끝까지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힘든 사랑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사랑을 지킨다.
명대사 -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일이 그게 쉽지 않더라고. 딴 게 기적이 아니라 그게 기적이더라고.
- 사랑해. 당신이 이 별에서 산다고 하면 나도 이 별에서 살고 싶고, 당신이 다른 별로 간다고 하면 나도 따라가서 살고 싶을 만큼 사랑해.
- 당신이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아 불안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함께있는 시간을 영원히 멈출 수만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고 싶지만 이런 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가끔은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이런 생각도 하지만...그래도 시간을 되돌려도 난 당신을 다시 만날 거고 그렇게 툭탁거리며 싸울 거고 당신한테 반했을 거고 사랑할 거야.
5. 그밖의 명대사
- 사람이 진짜 오래 살아야 100년? 그것도 못 사는 사람 훨씬 많잖아. 그런데 그 시간 중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진짜 맛있는 거 먹는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얘기하는 시간은? 내 진심을 털어놓는 시간은? 우린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을 너무 많이 까먹었잖아. 나 오래 잡고 있을래. 우리 아빠 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연기도 오래 할 거고. 와이어에서 떨어질 때 이미 한 번 죽었다고 생각하고 남은 시간 짧게라도 잘 쓸라고.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별에서 온 그대. 넷플릭스에도 있다. 인생의 큰 시련이 닥쳐도 굴하지 않고 명랑한 그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당당한 삶을 추구하는 천송이를 보며 삶의 자세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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